11비트 스튜디오, '프로스트펑크' 후속 6년만에 출시
혹한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동체 운영, 수천명 단위의 도시 관리로
'의회' 통한 여러 정치적 대립, 혹한에서 살아남는 인간 군상까지 만나
프로스트펑크2. [사진=정진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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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갑자기 닥쳐온 빙하기에서 사람들은 단합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과 같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내세우며 다툼을 이어갈까.
11비트 스튜디오의 신작 '프로스트펑크2'에서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간접적이나마 마주할 수 있었다. 전쟁이 벌어지면 피해자는 단순한 숫자로만 표기되듯이, '프로스트펑크2' 내에서 병으로 죽거나 추위에 얼어죽는 이들은 단순한 텍스트로만 처리되고, 이는 곧 한 집단의 정치적 기반으로 쓰이기도 한다.
'프로스트펑크2'는 11비트 스튜디오의 6년 전 원작 '프로스트펑크'의 후속작이다. 혹한의 추위에서 한정된 자원을 통해 생존하며 문명을 재건하는 것은 전작과 같으나, 그 규모가 달라졌다.
뉴 런던의 위원장으로써 수천명의 도시 공동체를 운영해야하며 그 속에 속한 '순례자', '영구동토인', '방랑자', '뉴 런던인' 등 여러 세력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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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과 석유, 목재, 식량 등 여러 자원을 채굴, 저장하며 분배하는 것도 이용자의 몫이다. 하지만 '혹한'이 메인인 만큼 자원은 언제나 모자랐고, 노동자들에게 비상 특근까지 시켜가며 자원을 채취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선택에서 게임의 흐름은 뒤바뀐다. 지나친 특근으로 노동자들이 사망하자 특정 세력의 지지가 낮아지고 신뢰를 잃는다. 탄광이 무너졌을 때 아이들을 구하지 않고 자원을 선택할 수도, 모자란 식량에 노동력이 되지 않는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다.
이는 단순한 '텍스트'로만 게임 내에서 전해지기 때문에 무게감을 더한다. 거창한 컷씬이나 사운드 없이, 그저 인간을 하나의 숫자로만 보는 행태는 혹한의 생존법을 더 냉혹하게 만든다.
원작과 달리 '프로스트펑크2'에서 가장 무게를 둔 점은 이러한 이용자의 선택이자, 각 세력을 조율하는 정치, 즉 '의회 시스템'이다. 일정 주기마다 이용자는 의회의 찬반 투표를 통해 법령을 정할 수 있으며, 이는 실제 게임의 방향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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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법령을 통해 각 세력들의 신뢰, 지지도를 조율하는 정치인으로 도시를 경영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한 세력을 탄압하며 독재자적인 면모를 보일 수도 있다. 시위를 강제 진압하는 '경비대 집행관'과 '계엄령', '비밀 경찰' 등이 그 요소다.
각 법령의 찬반은 세력들에게 공약을 내걸며 찬성표를 끌어올 수도, 반대를 요구할 수도 있는데 현실의 정치인들이 그렇듯 공약은 공약일 뿐이다. 공수표를 내세워 지지를 얻은 뒤,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플레이도 가능한 것이다.
19세기 갑자기 덥쳐온 빙하기는 인간들의 공존, 단합만을 이끌어내지는 않았다. 그 속에서도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볼 수 있었으며, 현실과 같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의제를 내고, 법령을 제정한다.
원작을 경험해보지 않았으나 손쉽게 빠져들었던 '프로스트펑크2'다. 단순한 도시경영 시뮬레이션을 넘어 여러 윤리적 의제까지 던지는 게임으로, 당분간 깊은 여운을 남길 듯 하다.
/정진성 기자(js421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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