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종합] "부모·자식 같이 봐야할 영화" '보통의 가족'이 던진 묵직한 질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학교에서 학부모와 같이 봐야 할 영화" '보통의 가족'이 러닝타임 내내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상과 현실 속 어떤 결정도 내리기 힘들다. 인물의 심리, 감정 상태를 예리하게 포착하며 충격적인 결과로 여운을 남기는 문제작 '보통의 가족'이다.

2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허진호 감독,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참석했다.

조이뉴스24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허진호 감독이 2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통의 가족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다. 헤르만 코프의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다.

섬세한 감정 연출의 대가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거머쥔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은 국내 개봉 전부터 국제 유수 영화제 초청 19회라는 기록을 세우며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등극했다.

설경구는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을, 장동건은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의사 재규를 연기했다. 또 김희애는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로 자녀 교육, 시부모의 간병까지 모든 것을 해내는 연경 역을, 수현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쿨한 여성의 표본 지수 역을 맡았다.

이날 허진호 감독은 원작이 워낙 유명하고 리메이크된 작품이 많다 보니 잘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히며 "숨길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 부모는 어떻게 행동할까? 이 이야기의 틀을 한국 사회에 가져와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용기를 내서 작품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배우 설경구가 2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통의 가족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에는 세 번의 디너 장면이 등장한다. 캐릭터의 심리 변화가 강렬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허진호 감독은 "카메라를 3대 정도 써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찍었다. 배우들의 미세한 심리, 감정 변화를 표현하려 했다"라며 "첫 번째 디너는 인물을 소개하고, 두 번째 디너는 아이들의 사고를 본 후 그 인물들을 보여주는 것, 세 번째는 두 번째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 써서 찍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재미있던 건 긴 호흡으로 찍는 장면이라 배우들이 8번이나 똑같은 연기를 해야 했다. 화면에 안 나와도 연기를 해야 했다. 소리만 해주기 때문에 도움을 줄 정도의 연기를 하기 마련인데, 김희애 배우가 화면에 안 나오는데 정말 울면서 똑같이 해주더라. 그래서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라며 "그 장면의 감정 연기를 7~8번 길게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많이 놀랐다. 식사하는 장면들이 긴장감 있게 잘 나온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배우 장동건이 2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통의 가족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김희애는 "감독님이 제가 울고 그랬다고 하는데 기억도 안 난다. 울어야 하는 신에선 눈물이 쏙 들어가고 눈물 흘리지 말아야 하면 나오고, 제 마음대로 안 된다"라며 "제 연기 끝나고 모니터하러 가려면 힘들다. 그래서 앉아있었고, 밥 먹는 것이 하이라이트라 어떻게든 잘 해내서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겸사겸사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설경구는 "식사 자리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다. 감독님은 8번 했다고 하는데, 컷당이다. 100번도 넘고 해도 해도 끝이 안 났다"라며 "멀리 식사 장면이 보일 때는 화기애애하다가 미묘하게 생기는 균열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고백했다.

또 장동건은 "네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얽혀있어서 세심하게 조율하는 것 때문에 기가 많이 빨렸다. 어려움이 좀 있었지만, 네 명이 식탁에 모여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야 했다"라며 "사적으로도 많이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세팅할 때는 잡담하고 힘들었지만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조이뉴스24

배우 김희애가 2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통의 가족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현 역시 "진짜 긴 시간에 걸쳐 촬영이 이어졌는데 듣기만 해도 정말 많은 감정이 요동치는 신이었다"라며 "지루할 법도 한데 감독님이 해보겠냐고 할 때 다 같이 해보겠다고 하는 힘과 집중이 생겼다. 에너지가 떨어질 시간 없이 유지됐다"라고 말했다.

설경구와 장동건은 반대되는 신념으로 부딪히는 형제 호흡을 맞췄다. 장동건은 "설경구 선배와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옥상에서의 신을 치열하게 다투는 거로 준비하고 갔는데 경구 형이 여유롭고 능글능글 받아치더라"라며 "리허설과는 다른 감정으로 표현이 됐다. 그래서 나갈 때 흥부 대사는 애드리브였다. 그런 장면들이 조금 더 현실감 있게 그려졌다"라고 전했다.

설경구는 영화에서 의외의 장면에서 웃음이 터지는 것에 대해 "상상도 못 했는데 촬영 현장에서도 빵 터졌다. 제가 입만 떼면 웃어서 눈 안 보고 소리를 쳤다"라며 "오늘도 장동건이 빵 터졌다. 저는 심각하게 했는데 왜 웃는지 아직도 모르겠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조이뉴스24

배우 수현이 2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통의 가족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허진호 감독은 이 영화를 '부조리극'이라고 표현하며 부감을 사용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영화제에서 이 영화는 학교에서 학부모와 같이 봐야 할 영화라고 했다. 이 시대의 교육 문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하게 한다. 저까지 포함한 질문이고, 이런 아이들을 만든 건 어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주제 의식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희애는 "정말 정성을 다해서 곰국 끓이듯 끈질기게 우려내는 느낌을 받았다. 허 감독님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었으니 응원해달라", 장동건은 "영화는 무겁지만 즐겁게 촬영했다", 수현은 "생각할수록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9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 조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