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논란에 계파갈등 재점화
김기현 “대권용 분열은 안돼”
홍준표 “그 친구 수용못한다”
韓 ‘의도 노출’ 일축하면서도
“尹 흠집내기로 보지는 않아”
민주, 틈 노려 김여사 때리기
李, SNS에 탄핵시사 글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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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두번째)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년 취업지원 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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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한지 두 달이 흘렀지만 용산 대통령실과의 미묘한 긴장 관계가 오히려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른바 독대 논란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자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다툼도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당내 갈등을 분출시킨 방아쇠는 독대 요청을 누가, 왜 공론화했는지다. 친윤계는 한 대표 측이 용산을 압박하기 위해 독대 문제를 이슈화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친한계는 민심 전달을 위한 요청일 뿐 대통령 흠집내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24일 친윤계이자 전직 국민의힘 대표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가 대통령과의 독대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사전 유출돼 주요 뉴스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이 잘 되질 않는다”며 “차기 대권을 위한 내부 분열은 용인될 수 없는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여당은 윤석열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친윤계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체코 원전 수주 관련 여러 성과도 있는데 다 없어져 버리고 여당 대표와의 견해 차이, 갈등 부분만 부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런 부분에서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독대 이야기를 시키게 한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독대라는 건 조용히 (진행)해서 이견이 있으면 나름대로 확인을 하고 그 부분을 어떻게 풀어가야 될지 같이 고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날 예산 협의를 위해 국회를 찾은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그 친구가 화양연화를 구가할 때 우리는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며 “아무리 정당이 누구에게도 열려있어야 한다지만 나는 그런 친구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마치 춘추전국시대 같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한 대표를 ‘그 친구’라고 표현하며 거센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당 장악력이 있어야 믿고 독대하지, 당 장악력도 없으면서 독대해서 주가나 올리려고 하는 시도는 측은하고 안타깝다”고 썼다.
반면 친한계는 독대 요청이 알려진 방식을 두고 친윤계 등이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것을 반대로 비판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누가 먼저 그걸 (언론에)이야기했든지 간에,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다 하더라도 형식 또는 절차가 내용에 앞서갈 문제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 역시 독대 요청을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흘렸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한 대표는 또 “흠집 내기나 모욕 주기로 생각되느냐”며 “(저는)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비공개로 논의할 사안이 김건희 여사 관련 사안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사안이 있는데 그것도 그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은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시작 전부터 어색한 기류가 형성되면서 국정위기 타개를 위한 모멘텀이 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대통령실은 신임 여당 지도부와 화합이 당초 취지였던 만큼 독대 보류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대표가 독대 자리에서 의대 증원 문제,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현안을 언급할 것이 예상됐던 만큼 윤 대통령이 껄끄러운 이야기를 피했다는 비판을 감수할 처지가 됐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료개혁 없이는 국민 생명 건강 지키는 지역 균형 필수의료 체계를 재건할 수 없다”며 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도 야당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비판하며 여권에 김 여사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여론전을 통해 당정 갈등의 틈새를 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여사를 향해 “전생에 양파였느냐. 까도 까도 끝없이 나오는 양파 껍질처럼 의혹들이 줄줄이 터져 나온다”고 비판했고, 윤 대통령을 향해선 “민심을 무시하고 거부권의 칼을 휘두른다면 대통령 자신도 그 칼에 베일 것이라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 설명 없이 사자성어인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적었다.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란 뜻으로 백성이 군주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겨냥한 글로 해석된다.
이 사자성어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질 당시 교수들이 뽑았던 ‘올해의 사자성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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