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尹-韓, '소고기·커피' 얘기로 끝난 '빈손 회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임경구 기자(hilltop@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24일 만찬 회동에서 당면 현안인 의료개혁 문제를 비롯해 정치 쟁점인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에 관한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회동의 의미를 '상견례'로 국한한 대통령실은 1시간 30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수뇌부가 모인 자리에서조차 의정 갈등의 돌파구도, 교착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도 마련하지 못한 '빈손' 회동에 그친 셈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저녁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가진 야외 만찬에서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과 핵발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정혜전 대변인이 서면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이제 곧 국정감사가 시작되나"라면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생이 많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난주 체코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세계적으로 원전(핵발전) 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한다"며 "(야당이) 2기에 24조 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 반도체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인요한 최고위원은 "지난 정부 때 망가진 원전 생태계가 회복 안 될 줄 알았다"며 윤 대통령의 원전 강화 방침에 호응했다.

한동훈 대표도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지만,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이밖에 추경호 원내대표가 "대통령께서 한 간담회에서 양자학을 많이 알고 있어 놀랐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한 전문가가 양자학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미래에 보안이 뚫릴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예산을 투입하고 지원하려면 어렵더라도 양자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대화는 만찬 메뉴와 커피에 관한 내용이 전부였다.

분수 정원에서 참석자들을 맞은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했다. 만찬이 끝나갈 무렵에는 참석자들에게 "커피 한 잔씩 하자"며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아이스라떼를 주문하자 "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윤 대통령은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음료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만찬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이 참석자들에게 제안해 산책을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 추 원내대표와 10여분 동안 나란히 거닐며 담소를 나눴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용산에 오니까 주변 환경이 좋고 어린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회동에 앞서 한 대표가 요청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 대표는 추후 독대 일정을 잡아달라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게 요청했으나 즉답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초선의원들과는 식사를 했는데, 다음에는 재선, 삼선 의원들과도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만찬에는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를 비롯해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김종혁·진종오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해 수석급 이상 참모진이 참석했다.

프레시안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임경구 기자(hilltop@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