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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尹·韓불신 키운 두 번째 공개 독대요청…용산 "당분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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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을 다지는 자리가 아닌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팬 식사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가능성도 더 멀어졌다. 24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및 국민의힘 지도부 간의 만찬이 끝난 뒤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 모두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한 대표 측이 만찬 직후 “한 대표가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게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재차 독대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자 대통령실에선 “당·정 화합 만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라고 반응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한 대표가 만찬장에서 윤 대통령에게 직접 독대를 요청할 기회가 수차례 있었고, 그렇게 말했다면 성사됐을 것”이라며 “언론을 통해 말하는 식이면 당분간 독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만찬장을 떠난 뒤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독대 요청을 하고, 그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예고도 함께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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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동혁 의원실 주최로 열린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부활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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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핵심 인사인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의·정 갈등 해법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을 논의하기 위해선 “독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두세 번이라도 독대 요청할 필요가 있다. 독대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불편한 기류는 만찬 준비 과정에서부터 감지됐다. 실제 식사가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달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둘러싸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대표가 충돌하며 만찬이 한 차례 연기된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면, 지난 주말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대통령실이 “별도로 협의할 사안(23일 브리핑)”이라고 거부하면서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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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마치고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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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추경호 원내대표가 포함된 3자 회동을 둘러싸고 양측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 측에 “추 원내대표와 함께 만찬 전 차담회는 어떻겠냐”고 역제안을 했지만, 한 대표 측에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어떻게든 만찬이 성사될 수 있도록 양측 참모와 추 원내대표가 나서 수차례 봉합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성과 없는 만찬을 놓고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당연히 당대표로서 적어도 건배사나 인사 말씀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없었다”고 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한 대표도 혹시라도 대통령이 좀 일찍 오셔서 ‘한 대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 이런 상황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패싱 당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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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통령실은 오히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배려해 만찬 장소와 메뉴, 산책까지 제안했던 것이라고 반박한다. 윤 대통령은 만찬 중 “우리 한 대표가 좋아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라거나 “우리 한 대표는 뭘 마시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만찬 장소로 분수 정원을 택한 것도, 산책을 제안한 것도 한 대표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윤 대통령이 고안했던 것”이라며 “한 대표는 독대를 포함해 윤 대통령에게 여러 제안을 할 기회가 충분했다. 그런 판을 깔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찬에 대한 부정평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기 관점에서 한 것”이라고 친한계 인사들의 평가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독대를 요청했음에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조만간 만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여권 내의 중론이다. 한 용산 참모는 “독대 요청이 언론에 노출돼 갈등이 있었는데, 똑같은 일이 만찬 직후 또 발생했다”며 “한 대표가 정말 독대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요청했다는 흔적만 남기고 싶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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