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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중국, 태평양 향해 ICBM 이례적 시험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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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정 국가 겨냥 아니다”

NHK “호주 견제 목적” 분석

중국 빠른 핵전력 증강에 우려

경향신문

2019년 10월 1일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에 최신형 ICBM인 둥펑-41이 등장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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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태평양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공해에서 ICBM 발사 실험을 한 것은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빠른 핵무력 증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지시간 오전 8시44분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이 가짜 탄두를 장착한 ICBM을 발사했으며 “예상된 해역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미사일 발사는 “연간 훈련계획에 따른 정기적 조치”라며 특정 국가나 표적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중국이 이번 발사에 앞서 관련국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사일의 정확한 경로나 탄착지점은 자세히 전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무기와 장비의 성능과 군대의 훈련 수준을 효과적으로 시험했으며 예상했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중국이 사전에 미국과 호주에 발사 훈련을 통보했으며 ICBM이 낙하한 곳이 호주 주변 공해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NHK는 “호주는 군사 활동을 활발히 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를 기반으로 핵잠수함 도입 계획을 추진하는 등 억지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며 “이번 발사는 오커스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오커스는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영국·호주의 협의체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ICBM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공해를 향해 공개적으로 ICBM을 발사하는 것은 198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일반적으로 동부 해안에서 서부 내륙 사막을 향해 미사일을 시험하는 것을 선호해 왔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앤킷 팬다 선임 연구원은 AFP통신에 “매우 이례적이고 수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시험발사”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미사일은 이전에 태평양에서 시험된 적이 없는 차세대 ICBM의 일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가 시험한 무기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은 2019년 건국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사거리가 1만2000~1만5000㎞에 달하는 최신 ICBM 둥펑-41을 선보인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사가 중국의 핵 무력 증강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6년 육·해·공군에 이어 로켓군을 창설해 미사일 전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 국방부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무기고에 500개가 넘는 작전용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약 350개가 ICBM용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개가 넘는 탄두를 보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1770개와 1710개의 작전용 탄두 규모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육·해·공에서 각각 발사 가능한 신형 무기도 배치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의 핵 개발 속도가 공격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억지력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핵 개발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비난해 왔으며,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 것을 문제 삼아 7월 미·중 핵 군축 회담을 취소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중국과 미국이 군 소통을 이어가는 와중에 이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우야난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사령원(사령관)이 미국 하와이에서 지난 18~20일 열린 인도·태평양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우 사령원을 단장으로 한 중국 대표단은 회의 기간 미군의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측과 별도로 회담했다. 이는 지난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2인자인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나 논의한 것의 후속 조치이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이날 J-16 전투기와 무인기 등 중국 군용기 23대가 대만 주변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장거리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감지해 해·공군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최근 중국의 집중적인 미사일 발사 및 기타 훈련을 감지했다고 했지만 훈련 지점은 밝히지 않았다.


☞ “중국, 핵탄두 500기 보유 추정…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6172107005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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