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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뺑소니 마세라티’에 스러진 20대 연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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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배달 하면서 결혼의 꿈 키워

일 마치고 함께 오토바이 퇴근 중

뒤에서 차가 덮쳐 여자 친구 사망

사고 낸 운전자는 차 버리고 도주

조선일보

지난 24일 오전 3시 11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A(23)씨와 여자친구 B(28)씨가 탑승한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던 마세라티 차량이 사고 충격으로 파손돼 있다. 이 사고로 B씨가 숨졌고, A씨는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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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일을 마친 뒤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던 20대 연인이 신호를 무시하고 달린 마세라티 승용차에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25일 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3시 11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 승용차가 앞서 달리던 오토바이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사고로 오토바이 뒷좌석에 탄 여성 A(28)씨가 숨지고 오토바이 운전자 B(23)씨가 크게 다쳤다. B씨는 골반뼈와 턱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당해 대학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들은 B씨가 음식 배달 일을 마친 뒤 함께 귀가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방범 카메라 영상에는 흰색 마세라티 차량이 빠른 속도로 A씨 등이 탄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장면이 담겼다. 이 충격으로 오토바이는 150m가량 튕겨 나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다. 마세라티 차량은 브레이크등(燈)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마세라티 차량은 사고 현장을 그대로 지나 약 500m를 더 달린 뒤 멈춰 섰다. 운전자는 갓길에 차를 버리고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범 카메라 영상에는 남성 2명이 급하게 도주하는 모습이 잡혔다. 사고 직전인 오전 3시쯤 서구 상무지구 일대에서 다른 승용차와 함께 질주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해당 차량은 서울의 한 법인 차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 전 마세라티 운전자 C씨가 상무지구의 한 주점에서 나오는 모습이 담긴 방범 카메라 영상을 확보해 추적 중이다.

한편, B씨는 가족과 의료진을 볼 때마다 A씨의 생사를 묻는다고 한다. B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고 직전 여자 친구에게 ‘우리 돈 모이면 결혼하자’고 얘기했다고 한다”며 “차마 여자 친구가 숨졌다는 말을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이 ‘내가 그 길로 가지 않았다면’ 하는 말을 자꾸 하면서 자책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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