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개설된 ‘박도영’ 계정
고등학생이 ‘과소비’하는 게시글 주
사실은 경찰청·토스가 만든 ‘공익 광고’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근절 캠페인”
도영 군은 지난 8월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개했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유행하는 릴스 영상도 만드는 등 여느 청소년과 다름 없다.
사진=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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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 군은 30만원이 넘는 고급 식당에 가거나 명품 신발 등을 구매해 인증샷을 올리며 자랑했다. 또 고가의 브랜드 의류를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100일을 맞아 명품 제품과 꽃다발을 선물하는 등 재력을 자랑하는 모습이었다.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얼마나 금수저인 거냐”, “대체 정체가 뭐지”, “여자친구 너무 부럽다”. “도영이로 태어나고 싶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환호했다.
그런데 도영 군은 갑자기 SNS에 시급 1만원의 택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가지고 있던 명품 신발을 40만원에 처분한다는 글까지 올렸다. 또 도영 군의 휴대전화에는 “돈 안 갚냐”, “돈 빌리고 잠수탄 박도영” 등의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
결국 도영 군은 “요즘 제 번호가 이상한데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은데 모르는 연락이 너무 많이 옵니다. 저 돈 잘 갚고 있습니다. 연락 그만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시간이 지나자 도영 군의 계정에는 “이젠 다 그만두고 싶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글까지 올라왔다.
사진=인스타그램 |
현실 속 인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도영 군은 ‘가상 인물’이다. 경찰청이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와 협업해 만든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근절 캠페인’이다.
만 16세 가상 청소년 ‘박도영’을 주인공으로 만든 이번 공익광고는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사이버 도박에 빠져 막다른 길에 다다른 위기 청소년의 모습을 담았다.
사이버도박의 심각성을 알리는 예방 영상을 제작해 배포했고,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박 군의 인스타그램까지 개설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선 사이버도박으로 점차 일상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시간 순서에 따라 보여줘 현실감이 더해졌다.
경찰청은 토스와 함께 도박 의심 계좌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만들었다. 토스는 불법 도박 활용 의심 계좌로 송금할 때 경고 알림 문구를 띄우는 기능, 연결된 가족에게 ‘위험’으로 의심되는 거래·송금을 할 때 사고 유형과 발생 일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활용되는 토스뱅크 계좌가 있다면 이를 웹을 통해 신고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청소년 도박 관련 상담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헬프라인 전화 1336’을 통해 가능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도박 징후 발견 가이드’ 등 자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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