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훈 국방대학교 총장이 지난 6월 21일 오전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가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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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하고 국외출장을 떠난 임기훈 국방대 총장의 출장 일정 상당수가 ‘문화탐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이었던 임 총장은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26일 경향신문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임 총장은 ‘2024년 안보과정 국외 현장학습’ 일환으로 교직원, 공무원 등 25명과 함께 폴란드와 헝가리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22일 출국했으며 오는 29일 귀국 예정이다.
임 총장은 지난해 채 상병 사망 이후 해병대 측에 수차례 연락하는 등 수사외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령 항명 사건 재판을 진행 중인 군사법원은 지난 3일 그를 7차 공판 증인으로 채택했다. 임 총장은 6일 국외 출장 때문에 재판에 출석할 수 없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임 총장 일행의 해외 출장 일정표에 따르면 임 총장 일행은 23일 오전 폴란드 방문 첫 공식일정으로 전쟁연구대학교를 방문했다. 23일 오후엔 ‘바르샤바 문화탐방’이란 이름으로 빌라노프 궁전, 성십자가 교회, 민중봉기박물관 등 관광지에 갔다.
24일에도 오전에 폴란드 내 비행단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엔 쇼팽 동상, 와지엔키 공원 등 관광지를 방문했다. 25~26일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추모 박물관, 소금광산, 슬로바키아 소도시 방문 등 ‘문화탐방’ 일정으로만 채워졌다.
헝가리로 이동한 이후인 27일에는 전쟁연구대학교, 국제적십자연맹 유럽본부, 주 헝가리 대사관 방문 등 공식 일정이 다수 잡혔다. 헝가리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엔 역시 ‘문화탐방’ 일정만 예정돼 있다. 국방대 측이 밝힌 임 총장의 현장 학습비는 615만원이다.
국방대 측은 추미애 의원실에 ‘출장 일정은 증인 채택 전부터 정해진 일정이어서 취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일정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을 전해졌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관광 목적이 강한 해외출장을 핑계로 재판에 불출석한 것은 고위공직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수사외압의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사법방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임 총장의 입장을 묻고자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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