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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쳤던 곳으로 돌아간다"…이스라엘 맹폭에 레바논·시리아인들 '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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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피난가는 사람들. 2024.09.25.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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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분쇄한다며 레바논을 공격해 시리아를 떠나왔던 사람들과 레바논 시민들이 10여년간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로 대피하고 있다. 내전보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더 무서워서인데 이들 중에는 시리아 내전 때문에 레바논으로 도망했는데 다시 시리아로 돌아가야 하는 기구한 운명의 이들도 많았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레바논인 하산 슬림은 내전이 끊이지 않는 시리아는 가지도, 가야 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강타하면서 시리아로 피난하게 됐다. 그는 25일 노모와 함께 국경 검문소의 시리아 측에서 서류가 처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로 시리아를 간 적이 없었지만 "이제 전쟁이 문 앞에 와서 피난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1년간의 분쟁으로 이미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구하기 위해 시리아로 피난을 떠났다. 이들은 대부분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과 동부 베카 계곡 지역 사람들이다. 최근 며칠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피난을 떠났다. 레바논은 이스라엘과 지중해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육로로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리아로 건너가는 것이다.

레바논 당국은 26일 지난 이틀 동안 "시리아 시민 1만 5600명과 레바논 시민 1만 6130명이 시리아 영토로 건너간 것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안보 소식통은 AFP에 7000명 이상의 레바논인을 포함한 2만 2000명 이상이 이번 주 단 두 개 있는 국경 검문소를 통과해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건너왔다고 말했다.

54세의 한 시리아 상인은 시리아 수도에서 친척들과 함께 지낼 계획이라면서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에 오래 머물진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에 승리한 후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2006년에 한 달간 전쟁을 벌였을 때, 시리아에서 거의 일주일을 보냈지만, 이번이 그때보다 "폭격이 훨씬 더 강했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2011년 3월부터 내전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나 종교적 종파 갈등뿐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한 흉작까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레바논은 약 20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그중 77만 4000명 이상이 유엔에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내전보다 다른 국가 간(문명 간) 전쟁이 더 잔혹하기에 유엔에 따르면,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동안 약 25만 명의 레바논인이 시리아로 피난을 갔으며, 그중 약 7만 명이 제3국으로 향했다.

헤즈볼라는 2013년 이래로 자국 내전에서 아사드 군대를 공개적으로 지원해 왔다.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간 난민 중 일부는 60대의 리파이라는 남성은 2014년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도망했다가 이번에 다시 시리아로 피난했다. 그 말고도 도망쳐 온 곳으로 다시 내몰리는 신세의 사람들은 많다. 리파이는"레바논에서는 폭격과 미사일 소리가 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 우리는 평생을 전쟁 속에서 살 운명인가 보다"고 한탄했다.

현재 당국은 시리아 수도 남쪽의 사이이다 제이나브 지역에 세 개의 대피소를 마련하고 피난민을 위한 여러 호텔을 열었다. 이 지역에는 헤즈볼라를 포함한 친이란 단체가 보호하는 중요한 시아파 무슬림 성지가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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