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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영풍 "오죽했으면 MBK와…경영 정상화 위한 불가피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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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이 결정적"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

아주경제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풍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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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이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처음으로 단독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이사회 장악과 황산취급대행계약 파기 등을 주요 갈등 요인으로 지적하며, 이번 공개매수가 양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 사장은 "영풍이 1대 주주의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양보하면서까지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는 '오죽했으면'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정말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했겠냐"고 호소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는 정관 변경이 무산된 후, 영풍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린상사의 이사회 장악 사례를 들며, 고려아연이 지난 10년간 영풍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차지한 점을 지적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은 지난 6월 사내이사 4명을 추가 선임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영풍이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고려아연의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였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영풍의 석포제련소에서 생산된 황산을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내용이다. 강 사장은 "20년 이상 아무 사건 없이 유지되어 온 계약을 즉시 끊겠다는 것은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이유는 영풍과 고려아연의 상생을 위한 것이라며, "최윤범 회장이 2019년 취임 이후 고려아연을 사유화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고려아연의 지분 가치를 희석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제 두 가문에 의한 경영 시대를 매듭짓고 전문경영인 시대로 진입해야 한다"며 "MBK파트너스와 함께 지배권 강화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질의응답에서도 강 사장은 공개매수의 필요성을 추가로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차입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이 전체 회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경영권 쟁탈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겨냥해선 "고려아연 경영진이 회사를 효과적으로 키울 역량이 부족하다"며 "비효율적인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려아연의 정상화를 위해 불필요한 투자를 피하고 미래 지향적인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김정훈 기자 sjsj163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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