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이 국제사회가 '사실상의 핵무기 보유국'인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윤성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AP통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을 '사실상의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일컬었습니다.
핵 비확산체제를 주도하는 세계기구 수장의 입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 직접 나온 겁니다.
[라파엘 그로시/IAEA 사무총장]
"북한이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로시 총장은 다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국제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2006년 이후 단절된 북한과의 대화가 오히려 북한의 핵 프로그램 확대를 도와주는 셈이 됐다며 조속한 대화 재개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IAEA 사무총장]
"우리가 (대화의) 문을 쾅 닫은 뒤에 해결한 것이 있습니까? 오히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시킨 것은 아닙니까?"
북한이 지난 13일 김정은 북한노동당 총비서의 우라늄 농축시설 시찰 사진을 전격 공개한 데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광대한 핵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탄두를 30개 혹은 50개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고 우려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IAEA 사무총장]
"북한은 광대한 핵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마도 국제적으로 합의된 핵 안전 프로그램의 감시를 받지 않는 유일한 국가일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그로시 총장의 이번 발언이 북핵 용인의 여지를 줘 북한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IAEA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노력에 나서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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