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남부지방에 집중됐던 폭우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경남지역 화훼 농가를 저희 취재진이 찾아가 봤는데요.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홍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아침, 경남 김해 지역입니다.
이틀 새 4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비닐하우스 전체가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나흘 뒤 찾아간 비닐하우스, 아직도 곳곳에 물이 차있고 바닥은 진흙으로 변해 걷기도 어렵습니다.
이 화훼농장은 5천600㎡ 꽃밭이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한창 출하 작업 중이던 리시안셔스는 이렇게 쓰러진 채 시들어버렸습니다.
[최영임/화훼 농민 : 이 정도로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긴 건 처음입니다. 첫 수확을 하는데 이렇게 됐어요.]
겉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것들도 뿌리가 썩어 가고 있는 상황.
전부 뽑아 밭을 갈아엎어야 하지만 인력이 없어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박배원/화훼 농민 : 뿌리가 다 썩었으니까 죽죠. 이제 말라서. 이 흙탕물 꽃 누가 가져가겠어. 줘도 안 가져가지.]
인근의 다른 국화 농장도 폭우에 비닐하우스가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물은 빼낸 상태지만, 심은 지 2주 되는 모종의 이파리가 벌써 노랗게 변해 썩어가고 있습니다.
[천용규/화훼 농민 : 다른 작물 교체를 쉽게 못 하는 게 땅이 이러니까. 한 달간 안 말라요. 조금이라도 더 살기를 기대하고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폭우 이후 처음 열린 경매장에서는 판매물량이 20% 넘게 급감했습니다.
[김성관/영남원예농협 조합장 : 조금 높은 지대는 조금 (피해가) 덜하고 저지대는 100% 침수됐습니다. 지금 들판에 가면 꽃 없습니다. 침수돼서.]
경남도는 김해 지역 화훼농가의 60%가 넘는 75ha가량이 침수돼 3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현장 확인을 거쳐 지원 방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홍승연 기자 redcarro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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