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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집값·가계빚, 캐나다처럼" 금리결정 2주 앞둔 한은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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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금리인하 앞서 LTV 등 대출문턱 높여 금융안정 유지

"10월 인하 파란불…11월 지연 땐 '매우 비둘기파적' 동결"

뉴스1

(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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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차기 기준금리 결정을 약 2주 앞두고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캐나다' 사례를 비중 있게 언급했다. 캐나다는 대출 규제를 먼저 강화해 둔 덕에 연중 3차례 금리 인하에도 가계부채 비율을 비교적 안정되게 관리하고 있다.

한은은 캐나다의 선례를 향후 청사진처럼 거론함으로써 연내 금리 인하 의지를 보다 강하게 시사하되, 10·11월 중 언제 인하를 단행할지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남겨둔 상황으로 풀이된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0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1년 8개월째 연 3.50%인 기준금리의 동결·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금통위가 10월 혹은 11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한 마지막 금리 인하 이후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의 방향을 트는 첫 금리 인하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전날 금융 안정 상황 점검에서 캐나다의 금리 인하 사례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먼저 금융 안정 점검을 주관한 장용성 금통위원은 향후 이상적인 금융 안정 관리 방침과 관련해 "금리 인하와 함께 거시 건전성 정책을 강화해 온 캐나다 등의 사례를 참고해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도록 거시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며 필요시 추가 조치를 통한 선제 대응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설명회에서 "캐나다를 비롯한 주요국 사례와 우리 정부의 강력한 거시 건전성 관리 의지를 봤을 때 가계부채 비율은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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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신준영 금융기관분석부장(왼쪽부터),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안정 상황(2024년 9월)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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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우리나라처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국제적으로 높은 나라에 속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집계에 따르면 캐나다의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101.4%로 스위스(127.7%), 호주(110.3%) 다음으로 높았다.

이에 캐나다는 올해 금리 인하에 앞서 집값 대비 대출 한도 비율(LTV)을 강화하고 연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 규제를 도입했다. 이후 기준금리 인하가 3차례 이뤄졌음에도 가계부채 비율은 급등하지 않고 오르내리는 선에서 관리됐다.

한은에 따르면 캐나다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월만 해도 6.8%에 달했으나 올해 1월에는 3.3%로 절반가량 낮아졌다. 그 뒤로도 연내 3.4~3.5% 수준의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은은 물가 안정과 내수 부진에 따른 금리 인하 필요성이 인정됨에도, 최근 서울 중심의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를 비롯한 '금융 안정' 상황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한은은 대출 규제를 강화해 금리 인하와 금융 안정을 함께 가져간 캐나다 사례를 언급함으로써 연내 금리 인하 의지를 보다 확고히 공표하되, 10·11월 중 언제 인하할지는 아직 고심 중이라는 상황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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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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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인하 시점을 판가름할 요인은 향후 2주 동안의 집값, 가계대출 지표가 어떤 흐름을 나타낼지로 지목된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 25일 간담회에서 정부의 8.8 공급 대책,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으로 집값 상승, 가계부채 증가 모멘텀이 이달 들어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중요한 점은 이 같은 모멘텀 약화가 '추세적'일지 '일시적'일지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9~10월에는 연휴가 많아 집값, 대출 데이터에 노이즈가 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모멘텀이 상당히 약화한 것 아니냐 생각하지만, 이것은 아주 초기"라면서 "이것만으로 판단하기가 참 쉽지 않다. 조금 더 데이터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2주 데이터가 확실한 집값, 대출 모멘텀 약화를 가리킬 경우 10월 인하가 예상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0월 '매우 비둘기파적 동결' 이후 11월 인하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선택지는 0.25%포인트 인하 또는 매우 비둘기파적인 동결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과의 통화정책 디커플링을 장기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최근 집값 급등세에 브레이크 징후를 발견했다는 신성환 금통위원의 발언 등을 고려하면 10월은 금통위 내에서도 이견이 상당할 것"이라며 "여기에 국내 경기 하방 위험까지 고려하면 당장 10월 인하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10월 인하 결정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이 경우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면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상 '긴축 기조 유지' 문구 삭제,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동참 가능성 총재 발언 같은 완화적인 신호가 처음 등장하는 매우 비둘기파적인 동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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