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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장기실업자 비중 25년 만에 최고…5명 중 1명 ‘6개월 이상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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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서 열린 2024 항공산업 잡페어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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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국내 실업자 5명 중 1명이 6개월 이상 구직활동에 나섰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로 나타났다. 장기 실업자는 최근 6개월째 증가 추세를 보이는데, 전체 실업자 가운데 장기 실업자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와 고용 둔화·내수 부진 등 경제 상황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 8월 기준 실업자 56만4천명 가운데 6개월 이상 구직활동에 나서고 있는 사람은 20.0%(11만3천명)를 차지했다. 장기 실업자 비중은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장기 실업자 숫자 자체도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1년 11월(11만6천명) 이후 최대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뒤 대체로 10만명을 밑돌던 장기 실업자 수는 올해 1월(7만4천명)부터 증가 추세다.



일자리를 찾느라 오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장기 실업자가 늘어난 데에는, 구직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일자리 미스매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기준 직전 직장에서 1년 미만으로 일한 장기 실업자의 퇴사 사유 중 ‘시간·보수 등의 작업여건 불만족’의 24.7%에 달했다.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26.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유였는데, 자발적인 퇴사 사유로는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장기 실업자 비중 증가는 최근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쉬었음’ 인구 증가와 연결된다. 장기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가 구직을 포기하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데 경제활동을 포기한 특별한 이유를 대지 않는 경우 ‘쉬었음’ 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기준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보다 24만5천명(10.6%) 늘어난 256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내수 부진, 고용 둔화 등 부진한 경기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가 직전에 종사하던 산업을 살펴보면 도·소매업(18.9%), 제조업(15.9%),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3.7%) 등의 순으로 많았다. 내수 부진의 영향을 직접 받는 도·소매업 등에서 실직자가 많았고, 최근 2년간 일자리 증가를 주도했던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도 최근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는 영향이 나타난 셈이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최근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고 특히 내수 부문 부진의 영향으로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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