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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멕시코 진보 정권 6년 이끈 암로 퇴임···셰인바움 시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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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막바지까지 70%대 지지율 유지

후임인 셰인바움은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경향신문

30일(현지시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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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71) 멕시코 대통령이 6년 임기를 마치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2)에게 정권을 이양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2012년 개혁 진보를 표방하는 국가재생운동(모레나)을 창당해 2018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좌파였다가 우파로 전향한 제도혁명당(PRI·80년 동안 집권)과 중도우파 국민행동당(PAN·12년 동안 집권) 등 두 당만이 집권했던 시대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임기 막바지까지 7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가난한 국민이 있는 부유한 정부는 있을 수 없다’는 표어를 내세운 그는 멕시코 내 빈곤층을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확대 등 정책을 펼쳤다.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한 6년 동안 하루 최저임금은 88.36페소(약 5927원)에서 248.93페소(약 1만6698원)로 두 배 넘게 올랐다.

멕시코 공공기관인 ‘국가 사회개발 정책 평가 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8년 41.9%(5190만명)였던 빈곤층 비율은 2022년 36.3%(4680만명)로 줄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임 기간 노조 결성을 촉진하는 노동 분야 개혁, 복지 혜택 확대 등 진보적인 정책을 시행했다. 공항, 철도, 태양광 발전소 등 공공사업도 추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경제·사회 분야를 개혁하는 동안 멕시코 경제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3년 멕시코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전 세계 12위로,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취임한 2018년(15위)보다 3계단 올랐다.

불안정한 치안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멕시코 살인율은 2018년 10만 명당 30명에서 2021년 10만 명당 28명으로 줄긴 했지만, 멕시코 북부에서는 여전히 마약 카르텔 간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사건)가 5년간 137%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멕시코 여성들이 정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권은 임기 초반 “총알 대신 포옹”을 외치며 폭력적인 방식으로 범죄를 진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중반부터는 범죄를 잡기 위해 군 권한을 강화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판사 직선제를 골자로 한 사법개편을 여당과 함께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판사들은 사법개편이 이뤄지면 ‘사법의 정치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한 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그는 취임 후 행정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법부와 여러 차례 충돌했다. 재판부가 정부의 공공 이익과 국가 안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국회 보고 없이 처리할 수 있게 하는 행정명령과 보안군을 국방부 소속으로 재편하는 행정명령 등을 모두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리면서다.

전날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을 나온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은퇴 후 남부 치아파스주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지낼 계획이다.

이날부터는 멕시코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셰인바움이 임기를 시작했다.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모레나 소속인 만큼 경제·사회·복지 등 분야에서 오브라도르 행정부와 비슷한 방향에서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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