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엄용수 전 쌍방울 회장 비서실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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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회엔 박 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 주요 증인은 모두 불출석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지만, 이후 "검찰 회유와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전 부지사는 6월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청문회는 사실상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화영 청문회’로 진행됐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임직원들이 두 달 정도 같은 공간에서 진술을 지속적으로 맞췄고, 진술이 틀리면 서로 교정을 하는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반복적으로 했다”며 “저를 끊임없이 회유하고 압박한 과정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갈비탕을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탕이 제공되고, 짜장면을 먹고 싶다고 하면 짜장면이 제공되고,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하면 연어가 제공됐다”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검사가 공범을 불러서 같은 자리에서 진술 세미나를 하게 한 건 직권남용”(서영교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화영 증인 많이 힘드시죠? 힘내시기 바랍니다”라며 이 전 부지사를 격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 6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이 전 지사측 김광민 변호사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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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대북송금 과정에서 이 대표를 엮어내려고 했던 전형적인 검찰의 조작 사건”이라며 사건 개요를 세세하게 확인했다. 정 위원장이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의 허위 진술을 통해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수 혐의를 기소할 여러 사건을 준비해놨다, 이재명, 이해찬도 직접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받은 적 있나”, “‘이재명이 주범이 되면 이화영은 종범이 되어 가벼운 처벌을 받도록 해주겠다’고 한 적 있나” 같은 말을 했고, 이 전 부지사는 “그렇다”, “그런 적 있다”고 답변했다. 정 위원장이 “윤석열 사단 정치검찰이 윤 대통령에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대권 주자이며 야당 대표인 이 대표를 구속하려고 사건을 조작하고 관련자들을 회유, 협박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청문회”라고 비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청문회는 앞으로 있을 이 대표의 재판 변호를 위해 열린 것이고, 법정에서 일관되게 이 대표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왔던 이화영 증인의 진술을 국민들 앞에서 똑같이 보여주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진우 의원은 “우리가 국민 혈세로 세비를 받으면서 이 대표 변호사나 해야 할 일을 국회에서 해야 하나”고 비판했다.
특히 여당은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7월 김형태 변호사에게 “(2018년 공직선거법 재판 당시) 김성태 전 회장이 이 대표의 재판을 도와줬다고 폭로하려 한다”고 말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김 변호사가 “이미 다 나온 얘기 아니냐”고 하자 이 전 부지사는 “변호사님 생각과 좀 다르다. 제가 내용을 안다”라면서 “사실은 굉장히 두렵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변호사비를 대납해 줬느냐”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아니, 그거 말고 법원 로비”라고 답했다. 해당 녹취록이 국회에서 공개되자 이 전 부지사는 “저 상황은 김성태 씨가 검찰에서 여러 허위 사실을 날조했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왜 부분만 짜깁기해서 얘기하시냐. 녹취를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순직해병 사건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의결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제아무리 방탄 거부권으로 배우자를 지키려 해도 매일같이 터져나오는 핵심 증거들로 인해 국민 분노는 들끓고 있다”며 “머지않아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곽규택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단순히 법안에 대한 거부가 아닌,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라며 “헌법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사법 정의보다 권력 보위가 우선인 정치검찰의 파렴치한 민낯”이라고 주장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여사는 명품백을 선물 받고, 국정을 농단하고, 여당 공천에 개입해도 처벌은커녕 기소조차 되지 않는다. 도대체 누가 김 여사에게 ‘불소추 특권’을 줬느냐”며 “국민과 함께 김건희 왕국을 끝내고 민주공화국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에 “검찰이 법리에 따라서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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