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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일문일답]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잠재 가치 100만원 이상…이그니오 의혹은 신사업 몰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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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기자회견 통해 입장 밝혀

"향후 2~3년 고려아연 잠재 가치 실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맞서 총 3조1000억원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사를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지금의 자본시장 혼란과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수습하고자 한다"며 이번 공개매수를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이어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우량기업의 경영권을 빼앗아 구조조정, 무리한 원가절감 압박, 기술 유출, 자산처분 등으로 단기적인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고용불안, 안전 환경 시스템 및 상생협력 체계의 붕괴로부터 임직원들과 협력업체를 지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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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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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지분까지 합치면 총 18%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은 2.5%, 고려아연은 15.5%의 공개 매수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공개 매수 해당 주식은 18%에 해당하며, 이는 투자자들과 주주들이 확실하게 저희가 제안하는 공개 매수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과의 관계에 대해선 "어떤 이유로든 간에 장 고문께서 오해하거나 기분 나쁘실 때가 있었다면 어린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제가 그런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윤범 회장,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조현덕 변호사와의 질의응답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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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기덕 사장, 최 회장, 조현범 변호사.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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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주가가 사상 최고치(70만원대)다. 지분 경쟁에서 이긴다고 해도 재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데 회사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A. (박 사장) 재무 건전성은 이미 외부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검증받았고, 추가 재무 부담 있어도 건전성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시적으로 재무 부담이 발생할 순 있겠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A. (최 회장) 공개매수 시작부터 매우 많은 추측들이 나온 가운데, 강성두 사장께서 하신 말씀 중에 제가 유일하게 공감하는 내용이 있다. 고려아연 잠재 가치만 따졌을 때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 120만원도 가능하다는 말씀이다. 저희는 현재 영위하는 비철제련업 비롯해 함께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성장 동력을 같이 추진하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고려아연에 내재한 진정한 가치를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 내재한 가치를 실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경영진은 현 경영진이다. 영풍·MBK는 적합하지 않은 경영진이라고 확신한다.

Q. 영풍 측이 자사주 매입 금지 가처분을 한 번 더 냈다. 이에 대한 입장은.
A. (최 회장)오늘 가처분으로 결정된 내용의 상당 부분을 다시 주장하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오는 4일이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다. 거래일만 따지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급박한 상황을 이용해 지금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추진하는 3조1000억원 규모 공개매수의 불확실성을 극대화, 본인들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가처분을 다시 신청하고 586억원밖에 매수할 수 없다는 허위사실을 적극적으로 유포하는 건, 제가 아니라 다른 분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시세 조종, 자본시장 교란에 가까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걸 불식시킨 게 오늘 나온 법원 판결이고 이사회 의결에 따른 공시를 한 거다.

A. (조 변호사)자세한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오늘 공시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으로 알고 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해한 이들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원래 회사 주가가 50만원인데 굳이 고가 취득을 한다는 점에서 배임이다, 그리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삿돈을 쓰는 건 배임이라는 점이다. 이 모든 주장은 이번 법원에서 이미 제기된 주장들이고,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기각 판결이 나온 거다. 특히 고가 취득이 주요 쟁점이 됐었는데 법원은 현재로서 회사 가치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영풍조차도 50만원에 거래되던 주식을 66만원에 매수하겠다고 선언한 뒤 75만원으로 재차 매수가를 올렸다. 현재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해 실사한 적도 없다. 실사 없이는 회사 본질가치를 알 수 없다. 그래서 공개매수가도 재차 올리는 거다. 이런 행동을 봤을 때 법원은 현재 회사 가치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본 거다. 또,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삿돈을 쓰는 것이 위법이라는 주장도 이미 이번 가처분 단계에서 모두 주장된 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Q. 베인캐피탈과 함께 공개매수 나섰다. 이들과 맺은 주주 간 계약에 관해 설명해달라.
A. (조 변호사)먼저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별도 계약으로 맺어져 있지 않다. 영풍과 MBK는 법인 간 일종의 경영 협력 계약이 있는 것으로 명시돼 있는데 지금 고려아연이 하는 공개매수에선 법인과 개인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도 없다. 베인캐피탈은 오로지 회사 주주인 최윤범 회장 측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계약은 이사회 승인 사항도 아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개매수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영풍 측이 제기하는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의혹에 대해 해명해달라.
A. (최 회장)당사는 여유자금 활용을 통한 투자 수익 제고를 위해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거쳐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 및 내부에 의해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쳤다.

Q.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지분은 7% 내외였다. 이번에 매수에 나선 지분은 베인캐피탈과 합쳐서 무려 18%에 이른다.
A. (최 회장)여러 복합적인 요소를 다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지금 필요한 8% 정도의 주식을 확실하게 매입하기 위해서 투자자, 주주들이 저희가 지금 제안하는 공개 매수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Q. 5800억원을 들여 투자한 이그니오홀딩스가 실체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A. (최 회장)이 이야기를 언젠가 길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된 허위 사실 중 하나가 이그니오 홀딩스 및 관련 회사들이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라는 주장이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영풍과 MBK 측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성장 동력은 지속적으로 투자해 진행할 거라는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걸 보면 제 생각에 이분들은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자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무엇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 것 같다. 이그니오는 전자 폐기물을 수집해서 이 속의 희귀 귀금속을 채취해 제련소에 파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지금 고려아연이 진행 중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굉장히 중요한 축 중 하나다. 지금 나오는 억측은 우리가 추진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비전에 대해 전혀 이해가 안 됐기 때문에 나왔다고 생각한다.

Q. 영풍과의 오랜 동업이 깨진 원인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최 회장)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오늘은 공시된 바와 같이 앞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다. 궁금해하시는 건 당연히 이해되지만 이 자리에서 저와 장형진 고문, 어떤 개인적인 일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떠한 이유든 간에 장 고문께서 오해하시거나 기분이 나쁘신 때가 있었다면 더 어린 사람으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나와 말씀드리는 건 최윤범이라는 개인이 아닌,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으로서 저희 임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의 불안감을 해소해드리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여러 이해관계자를 대변하는 사람으로서 나온 거다. 만약 제가 이 자리에서 장 고문이나 영풍에 대해 기분 나쁜 소리를 했다면 개인적으로는 사과드린다. 그러나 고려아연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말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Q. 영풍과 고려아연의 갈등이 한화 등 우호 지분이 커지면서 영풍이 이에 불만을 갖게 돼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A. (최 회장)영풍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주인이라는 뉘앙스로 이해했다. 저는 이에 공감할 수 없다. 주식회사에는 주주가 있고, 그 주주를 대변해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여러 일을 결정한다. 이사회에서 권한을 받은 대표이사들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매일 일을 한다. 만약 25% 지분을 가진 주주가 상장 법인의 주인이라면 나머지 75%의 주주들은 종인가. 제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인 이유는 제가 주식을 갖고 있기 때문도 아니고, 제가 최 씨이기 때문도 아니다.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뽑았고, 이사회에서 저를 임명해주셨기 때문에 이 회장의 직을 영광스럽게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저는 그 권한을 합법적으로 부여받고 경영자로서 그 의무와 능력을 다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Q. 영풍 측이 필요로 한다면 돕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화해의 제스처인가.
A. (최 회장)화해의 제스처다. 이유가 뭐가 됐든 MBK와 영풍이 연합해 영풍이 가진 문제들을 적대적인 M&A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적절하고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려아연과 영풍이 머리를 맞대면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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