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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축구협회 “홍명보 빵집 면담, 특혜 아냐…정몽규 긴급사항 처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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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감독 선임 때 내부 규정 무시” 감사 결과에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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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4.9.2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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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 감사 중간 발표에 대해 “감독 선임의 과정과 결과가 일률적으로 절차를 위반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협회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과 협회가 이사회 승인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부분 등 미비한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서 실무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2일 문체부의 특정 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문체부가 같은 날 오전 홍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부적정한 문제가 확인됐다고 발표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문체부는 이날 특정 감사 결과 발표에서 “홍 감독 선임 시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고, 홍 감독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과 관련해선 “전력강화위원회 무력화”,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한 최종 면접 진행” 등을 문제 삼았다. 이사회 선임 절차도 누락되거나 형식적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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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 4차전 출전 명단을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09.30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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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문체부의 발표에 대해 “기술총괄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가 행하는 추천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전력강화위의 업무가 마무리된 가운데 기술총괄이사가 추천된 후보와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홍 감독 면접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는 문체부의 발표에 대해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 후보 2인에 이어 마지막으로 진행한 1순위 홍 감독과의 면담 및 협상의 경우 기술총괄이사가 자택 근처에서 4~5시간을 기다린 것은 외국 감독들을 만날 때도 협회에서 4명이나 되는 인원이 수일간 출장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노력 속에 그들의 일정에 맞춰 그들이 머물고 있는 유럽의 도시로 찾아가 만남을 성사하는 것과 비교할 때 만남의 방식은 다를 수 있다”며 “따라서 특혜라고 부를 수 없다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기술총괄이사와 홍 감독의 이른바 ‘심야 빵집 회동’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2명의 외국 후보들은 맡은 팀이 없는 무직이지만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으려면 소속 구단과 계약을 중도해지 하는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안 방식 역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불공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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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4:0 승리를 거둔 클린스만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0.13.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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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는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가 무력화됐다는 문체부의 발표에 대해 “당시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축하 청와대 오찬, 위원들과의 사전 소통, 1차 전력강화위에서 위원장이 논의 후 전권 위임을 요청하고 위임을 받은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위원회는 조언과 자문을 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했고, 그 권한이 무력화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한 최종 면접 진행했다는 문체부의 발표에 대해 축구협회는 “감독 추천을 위한 후보 평가를 위한 면접은 뮐러 위원장의 화상 면접이었고 이 자리에서 1~5순위가 결정됐다”며 “회장이 두 명의 후보자와 진행한 부분은 후보자 평가에 대한 것이 아니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 사항 등을 묻고 청취하였고 협상 과정의 일부였다. 이것은 회장의 당연한 직무범위 내의 것”이라고 했다.

또 문체부가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따르면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감독뿐 아니라 코치 및 트레이너까지 모두 이사회에서 선임할 대상인데 그동안 협회가 이러한 이사회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사실을 인지한 뒤에는 올해 3월 황선홍, 5월 김도훈 등 임시 감독은 차기 이사회의 추후 승인을 받았고, 7월 홍 감독은 내정 후 서면결의를 통해 선임 절차를 밟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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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가운데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오른쪽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2024.9.2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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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논란과 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문체부의 감사 결과 발표는 ‘협회장이 부당한 개입을 했다’, ‘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 형해화 시켰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는 협회장의 직무 범위와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대한축구협회 정관 제26조에는 ‘협회장이 협회의 업무를 총괄한다’로 되어 있으며, 제47조에 따르면 긴급을 요하는 사항은 회장이 처리할 수 있다”며 “정관 제52조에 따르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국가대표팀 운영과 관련한 조언과 자문을 하는 기구로 구성원은 외부의 축구 전문가들 중에서 위촉한다. 협회에 자문을 하는 기구이지 어떠한 결정을 하는 의결기구가 아니다. 6월 21일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정관에 따라 감독 후보 추천을 한 것으로 금번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은 종료된 것”이라고 했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협회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과 협회가 이사회 승인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부분 등 미비한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서 실무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또한 문체부가 우려를 표해주신 부분들을 협회는 적극 고려하고 반영해 추후 관련 규정의 세칙을 신규 제정하거나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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