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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3.1조' 최윤범의 강수에…MBK,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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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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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가 고려아연의 지분 1.85% 들고있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을 최윤범 고려회장측과 같은 3만원으로 끌어올린다. 공개매수가격 상향시 추가 투입 자금이 큰폭으로 불어나는 고려아연 본체 대신 영풍정밀의 가격을 올려 '가성비'를 극대화하는 계산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오는 4일부터 주당 2만 5000원에서 3만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여기엔 약 20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며 종료일은 14일까지로 연장된다. 이에 따라 MBK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는 최 회장측과 같은 3만원이 된다.

MBK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인상에 나선건 영풍정밀이 고려아연 지분 구조상 일종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서다. 최 회장측과 영풍 측 고려아연 지분율은 33%대에서 박빙이어서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다. 현 시점에서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실패하더라도 영풍정밀만 가져가면 고려아연 지분율을 최 회장측과 같은 수준으로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성공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MBK가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하는 경우 양측 고려아연 지분율은 40%대 초반에서 비슷해진다"고 말했다.

다만 MBK가 추가 자금 투입 규모가 더 큰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상향 대신 일단 영풍정밀 상향을 택한건 MBK측의 자금 여력이 현재로선 충분치 못한 방증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MBK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가 75만원인 현재 기준, MBK가 쏟는 실탄은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투입할 자금까지 포함해 약 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MBK가 공개매수에 동원하기위해 조성중인 6호 바이아웃펀드의 최대 규모는 약 10조원이다. 통상 펀드 정관에 단일투자건 한도가 전체 규모의 2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개매수가 75만원 수준에서도 동원 가능한 자금 여력이 빠듯한 상태일 수 있다.

MBK 공세에 대응하는 고려아연측은 메리츠금융그룹에서 사모사채로 1조원을 조달했고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4000억원을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과 언제든지 꺼내 쓰고 갚을 수 있는 1조7000억원 규모의 만기 1년 미만 단기차입금 약정한도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이 총 3조1000억원이다. 즉각 동원할 수 있는 사내 유동성 자산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현재 83만원인 공개매수가를 추가로 90만원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다. 최 회장측은 추후 상황에 따라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상향 여부도 검토한단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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