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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생각] 페미사이드·혐오…증오라는 감정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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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모든 것을 파괴하는 어두운 열정: 증오의 역습



라인하르트 할러 지음, 김희상 옮김 l 책사람집 l 1만7800원



최근 전남 순천에서 30살 남성이 길을 지나가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 여성 혐오에 기반한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를 합한 용어 ‘페미사이드’를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트레카니 백과사전이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정도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어두운 열정: 증오의 역습’은 페미사이드를 포함한 각종 증오 범죄, 테러와 학살, 소수자 박해와 전쟁의 뿌리인 증오라는 감정을 심층적으로 톺아보는 책이다. 병원에서보다 법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법정신의학자 라인하르트 할러가 썼다.



책은 철학과 심리학, 사회학 등에서 증오를 어떻게 정의해왔는지 살피면서 증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철학자들은 증오를 “합리적 이성과 공격적 감정의 위험한 결합”으로 보았고, 심리학에서는 “평온한 감정을 흔들어 파괴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불편한 감정”으로 봤다. 그러면서 다양한 범죄 사례를 통해 범죄자의 마음에서 증오라는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고 그것이 어떻게 범죄로 이어지는지 설명한다. 최악의 증오 범죄는 ‘묻지마 살인’과 학살, 테러인데, 이런 극단적인 증오는 4단계를 통해 증폭된다고 알려준다.



증오가 시기나 질투, 탐욕, 복수심 등의 감정과 어떻게 다른지 살피니, 증오라는 감정이 얼마나 파괴적이고 우리가 증오해야 할 대상인지 알게 된다. 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 가상 공간의 등장이라는 변화 속에서 증오가 불러일으키는 파장 등을 알고 나면 보다 능동적으로 ‘혐오 댓글’에 대처해야 함을 각성하게 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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