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면전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정유시설 공격 가능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유가가 5% 넘게 폭등했다.

지난 1일 이란의 무더기 탄도미사일 공격에 이스라엘이 재보복을 천명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돌출 발언이 나오며 공급 불안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허리케인 피해지역 방문을 위해 출발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이스라엘의 이란 정유시설 공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을 허용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이스라엘에 허가하는 것이 아니라 조언하고 있다"고 말한 뒤 "오늘(3일)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선물은 5.15% 오른 배럴당 73.71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선물은 5.03% 상승한 77.6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하루 새 5% 이상 오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공격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재보복을 감행한다면 중동의 무력 충돌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시장과 중동에서 파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유대교 명절이 끝나는 4일 일몰 이후 보복 공격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영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