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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감소세였던 자살률 급증…9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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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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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사망(자살)한 이가 10만명당 27.3명으로 한해 전보다 2.2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세적으로 내려가던 자살률이 갑자기 큰 폭 증가한 것이다. 9년 만에 가장 높은 자살률이기도 하다. 정부는 코로나19 후유증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풀이를 내놨다. 올해 자살률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3978명이다. 1년 전에 견줘 1072명(8.3%) 늘었다. 하루 평균 38.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률은 10만명당 자살자 수로 따진다. 인구 규모 변화를 고려해 자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자살률은 지난해 27.3명으로 한해 전보다 2.2명(8.5%) 늘었다. 자살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2011년 31명대까지 증가했다가 그 뒤로는 추세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자살률은 2014년(27.3명) 이후 가장 높으며, 전년에 견준 증가폭도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8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자살률이 늘었다. 특히 60대가 1년 전에 견줘 3.7명(27명→30.7명), 50대가 3.5명(29명→32.5명), 40대가 2.7명(28.9명→31.6명)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살률이 빠른 시일 내에 감소할 여지는 작아 보인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집계된 자살 사망자 수는 87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9%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자살률 증가는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대해 ‘코로나19’ 원인론을 꺼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사회적 고립과 경제난 심화 등 코로나19가 남긴 후유증이 본격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은정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회적 재난 당시나 직후에는 사회적 연대 의식 등이 강해서 (고통을) 버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상 회복 뒤에도 현실이 나아진 게 없다고 여기는 개개인들을 중심으로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이시디 회원국 중 압도적인 자살률 1위 국가다. 오이시디 기준으로 환산한 자살률은 지난해 24.8명으로, 오이시디 평균(2021년 기준) 10.7명의 두배를 웃돈다. 우리나라에 이어 자살률이 높은 리투아니아(17.1명, 2021년 기준)에 견줘서도 훨씬 높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자살률 감소를 위해 지자체, 종교계, 언론계, 학계 등 사회 전 분야와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198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줄곧 사망 원인 1위인 악성 신생물(암)이다.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66.7명이다. 암 중에서도 폐암(36.5명), 간암(19.8명), 대장암(18.3명)의 사망률이 높았다. 암 다음 사망 원인은 심장 질환(64.8명), 폐렴(57.5명), 뇌혈관 질환(47.3명) 순이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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