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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사설]이스라엘의 광기와 만행으로 얼룩진 가자 전쟁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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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1년을 계기로 6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국제 행동의 날’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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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오는 7일로 1년을 맞는다.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은 국경을 넘어 레바논과 예멘으로 번졌고, 이란과의 정면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1200여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인질로 끌려가자,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며 팔레스타인과의 지상전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4만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거의 전체 인구에 달하는 200만명이 피란민이 됐으며, 전체 건물의 66%가 파괴됐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발표한 사망자 명부에 따르면 태어난 지 1년이 채 안 되는 영아 사망자가 71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병원·학교·난민촌을 무차별 파괴했고, 의약품과 식량 반입을 차단해 가자지구를 지옥으로 만들었다. 어린이와 국제구호요원을 표적 사살하기도 했다. 국제사회가 합의해온 모든 전쟁규칙을 무너뜨린 이스라엘의 반인도적 만행을 규탄한다.

이스라엘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레바논 남부를 침략해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를 공격하고 있고, 예멘 반군인 후티 근거지도 공습했다. 자국의 만성적 위협인 친이란 대리세력들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며 전선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란과의 확전도 기로에 서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일 탄도미사일 180여발을 쏘자,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 공격, 최고지도자 암살 등을 공언하고 있다. 중동의 두 군사대국인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은 자칫 제5차 중동전쟁으로 치달을 위험성이 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현실화하면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서 개입하고, 이란과 우호적 관계인 러시아·중국도 방관하기 어려운 처지가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강화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짙어지고, 세계 질서는 더욱 불안한 상황에 놓일 것이다.

현재로선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기약하기 어렵다. 전쟁의 시발점이 된 하마스의 공격은 비난받아야 하지만,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일삼으며 중동 전체를 전쟁의 불길에 끌어들이려는 이스라엘의 도발은 어떤 이유로건 정당화되기 어렵다. 국제사회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광기를 제어하지 못하고 무기를 지원한 미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입으로는 휴전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이스라엘의 도발을 방조하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는 비판받아야 한다.

세계인들은 이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원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하나로 뭉쳐 이스라엘을 압박해 휴전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정부는 전쟁 중단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면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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