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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환경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권고, 전력계획에 반영돼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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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태양광 축소 기조에 발맞춰온 환경부가 이례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권고한 것은 지난 8월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기본법 ‘헌법불합치’ 결정을 계기로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헌재 결정과 환경부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여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확대한 전기본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

녹색연합이 6일 입수해 공개한 ‘11차 전기본의 기후변화영향평가·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진행현황’ 내용을 보면, 환경부는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의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 및 국제 동향 등을 고려하여, 본 계획 확정 전까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상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낮으므로 국제 동향에 맞춰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전기본 확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이런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아 환경부 의견이 묵살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더구나 공청회에서 전기본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에 경찰력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절차적 타당성과 투명성이 무시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2024년부터 2038년까지 전력수급 기본 방향을 담은 11차 전기본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으로 늘어나는 전력수요 대응을 위해 대형 원전 3기·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등 4기의 원전 건설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0차 전기본 때와 같은 21.6%로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 ‘RE100’을 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가는 현실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30년까지만 규정한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재가 지난 8월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조치를 위해서라도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당연한 책무다. 에너지·무역질서 전환에 따른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범정부적인 정책과제다. 정부와 국회는 헌재 결정 정신을 깊이 새기고, 기후위기 대응 속도를 질적·양적으로 높이는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

경향신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백지화 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지난 7월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1차 전력수급계획 전략환경ㆍ기후변화ㆍ영향평가 반려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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