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은 지난 9월 3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을 열고 전남 순천 도심 길거리에서 10대 소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박대성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전남경찰청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소녀를 이유 없이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이 범행 전 소주 4병을 마셨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6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 전남 순천시 조례동 박대성의 가게를 압수수색한 결과, 소주 2병만 비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수색 당시 가게의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올려져 있었는데, 이 중 술이 모두 비워진 것은 2병뿐이었다. 나머지 2병 중 1병은 마개가 따져 있었지만 술은 그대로였고, 나머지 1병은 마개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 4일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박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박 씨는 지난달 26일 0시 44분쯤 순천시 조례동의 한 거리에서 A(18) 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은 이날 아버지의 약을 대신 사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25일 오후 9시쯤 자신의 가게에서 혼자 술을 마셨다. 범행 20분 전엔 박 씨의 형이 동생이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신고해 출동한 경찰과 5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이후 가게에서 흉기를 챙겨 나와 길을 가고 있는 A양을 800m 따라가 살해했다. 박 씨는 같은 날 오전 2시쯤 행인과 다툼을 벌이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게에서 혼자 소주 4병을 마시고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진술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한 언론에 “소주를 4병 마셨다고 진술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게에 갔다”며 “진술한 것처럼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경찰은 박 씨와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로 원한이나 금전적 관계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전남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박대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경찰은 박 씨의 사건 당일 이동 동선과 진술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정신병력 유무, 계획적 범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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