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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트럼프는 ‘1일 1거짓말’…‘허리케인 경로 조작설’도 퍼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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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 위스콘신주 주노에서 유세하면서 자신을 지지하는 경찰관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노/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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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나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미국 언론들은 그가 풀어놓은 거짓말과 사실 왜곡에 대한 팩트체킹에 바쁘다. 이제는 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헐린을 대선에 이용하려고 거짓말을 쏟아내면서 팩트체킹 분야가 하나 더 추가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자신이 7월에 총격을 당한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하면서 “연방정부는 (허리케인으로) 집이 쓸려내려간 사람들에게 750달러(약 100만원)를 준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들에 수백억달러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국 이재민들에게는 푼돈이나 주고 우크라이나 등에는 거액을 퍼준다는 취지다.



하지만 750달러는 연방재난관리청이 음식·물·분유·약품 등을 제공하는 긴급 지원 프로그램으로 가구당 배정된 액수일 뿐이다. 백악관과 연방재난관리청은 이와 별도로 긴급 예산을 배정해 이재민들에게 식료품, 주택 수리, 임시 숙소 비용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재난관리청은 주택 수리에 최대 4만2500달러까지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미시간주 유세에서는 “카멀라(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가 연방재난관리청 돈 수십억달러를 불법 이민자들의 거주 비용으로 썼다”며 “돈을 훔쳐 이번에 그들을 위해 투표하기를 바라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불법 이민자에게는 투표권이 없고, 연방재난관리청과 이민자 관련 예산은 전혀 별개라는 점에서 이중 거짓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방재난관리청 돈 10억달러가 사라졌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조지아주를 방문해서는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허리케인 대응을 논의하려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화했지만 통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켐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한테서 온 전화를 놓친 것은 자신이며, 이를 알고 곧바로 전화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말은 금세 거짓임이 탄로 났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정부와 노스캐롤라이나의 민주당 주지사가 공화당 지역 사람들을 돕지 않으려고 한다는 보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떤 보도를 봤다는 것인지, 근거가 무엇인지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 뉴스를 상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쓰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특기다. 그는 지난달에는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했다.



인터넷에는 연방재난관리청이 구호 작업을 일부러 방해한다거나, 정당 성향에 따라 구호에 차별을 둔다거나, 이재민 재산을 압수한다는 등의 헛소문이 넘쳐나고 있다. 황당한 음모론들 중 하나는 헐린이 대다수 허리케인들과 달리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산악 지역을 강타한 점을 문제 삼는 것이다. 누군가 경합주들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을 때리도록 허리케인 경로를 조작해 투표율을 떨어뜨리려고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그렇다. 그들은 날씨를 통제할 수 있다”며 음모론에 맞장구치는 글을 올렸다.



연방재난관리청은 재난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시도까지 더해져 괴담과 음모론이 넘쳐나자 누리집에 이를 반박하는 코너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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