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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하늘에서 시뻘건 물질 뚝뚝…우크라 드론 지나가자 전차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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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러시아군 전차가 화염에 휩싸이더니 폭발하는 모습. 우크라이나군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Defenc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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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드래건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군 전차를 파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6일(현지시간) 키이우포스트와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바흐무트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우크라이나군 제30기계화여단은 지난 4일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드래건 드론으로 러시아군 전차를 파괴했다”며 관련 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드래건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불꽃과 연기를 내며 저공비행한다. 이후 전차가 화염에 휩싸이더니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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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건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불꽃과 연기를 내며 저공비행하는 모습. 우크라이나군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Defenc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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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론이 투하하는 물질은 알루미늄 분말과 산화철의 화합물인 ‘테르밋’으로 알려졌다. 테르밋은 1890년대 독일 한 화학자가 발견해 철로를 용접하는 용도로 쓰였다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영국 상공에 폭탄으로 투하하면서 군사 무기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섭씨 2200도에 이르는 테르밋은 광범위한 공간에서 다양한 물체를 태우거나 녹여버릴 수 있다. 테르밋을 투하하는 드론은 ‘불을 뿜는 용과 닮았다’는 뜻으로 드래건 드론이라 불린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초부터 전장에 이 드론을 투입했다.

키이우포스트는 “드래건 드론의 불꽃에 맞지 않는 한 치명적인 상처를 입진 않는다”면서도 “건조한 작물이나 나무 등 기타 가연성 물체에 불을 지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엄폐물을 불태워 적군이 포격에 노출될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

전직 영국군 장교이자 군수 산업 전문가 니콜라스 드러먼드는 드래건 드론의 주된 효과가 적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르밋은 주무기라기보다는 틈새 역량”이라면서도 “끔찍한 무기”라고 CNN에 밝혔다.

국제법상 군사 전투에서 테르밋 사용이 금지되진 않으나, 인체에 끔찍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민간인을 표적으로 사용하는 건 금지된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테르밋은 4~5도 화상을 입히는 것뿐 아니라 근육, 힘줄, 신경, 혈관, 뼈까지 손상할 수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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