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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또 대규모 부양책 꺼낸 中…상하이증시 장중 한때 10%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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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8일 정산제(鄭柵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주임이 기자회견에서 패키지 부양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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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또 다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꺼냈다. 8일 중국 당국은 내수 확대를 위해 2000억 위안(약 38조원) 규모의 정부 투자 예산을 이달 안에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상하이 증시가 장중 한때 10% 급등하며 뜨겁게 반응했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획기적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신중론이 나오며 조정되는 모습을 띠었다. 앞서 지난달 24일 인민은행장 등 중국 금융기관 수장들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중국 증시가 계속 뜨겁게 달아오르는 상황에서다.

중국 정부의 재정을 기획·집행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날 패키지 부양책을 발표하며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인 5% 실현을 자신했다. 일주일간의 연휴 직후 증시 재개장 시점에 맞춰 열린 이날 기자회견엔 이례적으로 정산제(鄭柵潔) 국가발전개혁위 주임과 류쑤서(劉蘇社), 자오천신(趙辰昕), 리춘린(李春臨), 정베이(鄭備) 등 4명의 부주임이 모두 참가했다.

정 주임은 “3분기 이래 공업·투자·소비 등 주요 경제 지표에 기복이 있었고, 일부 업종은 내권화(경쟁 과열로 퇴보하는 현상) 경쟁이 벌어지고, 일부는 생산 증가에도 이익이 늘지 않고, 일부 영역에선 잠복한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고 최근 중국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계속해서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과 최적화 투자를 계속해 양중(兩重·국가급 중대 전략과 중점 영역의 안보 능력)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류쑤서 부주임은 “이달 말까지 절차에 따라 1000억 위안(약 19조원)의 ‘양중’ 건설 프로젝트 리스트와 1000억 위안의 중앙 예산 내 투자 계획을 하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부주임은 향후 5년간 4조 위안(약 763조원)을 투입해 60만㎞에 이르는 도심의 노후 파이프라인을 교체하거나 증설하겠다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60만㎞는 지구 적도 둘레(4만㎞)의 15배 수준이다.

정 주임은 또 "이번 패키지 부양책은 방만한 돈 풀기가 아닌 정교한 맞춤형 정책"이라며 "경제 하방 압력, 유효 수요 부족, 기업 경영의 어려움, 계속되는 부동산 약세, 주가 하락을 정확히 겨냥해 정책의 ‘콤비네이션 펀치(組合拳·조합권)’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패키지 부양책에는 시장에서 기대하던 10조 위안 규모의 국채 발행은 담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인 4조 위안의 국채를 발행해 위기를 극복했던 전례로 볼 때, 올해는 12.6조 위안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 게 바람직한 데도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재정정책 카드 간접 선언한 듯”



이어 전 소장은 “국가발전개혁위의 이번 발표는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유동성 공급을 담은 '9·24 조치'에 반응해 증시가 폭등했던 것을 고려해 단기 과열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당국이 추가적인 재정정책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걸 간접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중국과 홍콩 증시는 급등세를 멈추고 조정 장세를 보였다. 상하이 증시는 10.12%포인트 급등하며 출발했지만 4.59% 증가한 3489.78포인트로 마감했다.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주식으로 구성된 대형주 지수인 CSI 300 지수도 10.8% 상승으로 출발해 4256.1 포인트로 마감해 5.93% 상승에 그쳤다.

홍콩 항셍 지수는 개장 초 2306포인트(10.12%) 폭락해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폭락을 기록했다. 오후 들어서도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하고 9.46% 하락한 2만914.,81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와 관련, 투자은행 나타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조정은) 괴물에게 먹이를 줄 때 일어나는 일”이라며 “매일 먹이의 양을 늘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괴물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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