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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한국·싱가포르, LNG 공동구매…사실상 ‘공급망 동맹’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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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용’이라 불려온 한국과 싱가포르의 관계가 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공급망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

윤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이날 싱가포르 의회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원자재를 넘어 바이오, 첨단 산업, 전략물자까지 확장된 한·싱 공급망파트너십 약정(SCPA)과 액화천연가스(LNG)의 공동구매 등이 담긴 한·싱 LNG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또한 수교 50주년인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싱가포르는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해 함께 뛰어온 동반자이자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갈 핵심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기초로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교란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며 “세계 3위의 LNG 수입국인 한국과 글로벌 LNG 교역 허브인 싱가포르가 체결한 LNG 협력 MOU도 에너지의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SCPA에 따라 양국 정부는 공급망 교란 징후 포착 시 5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공동 위기대응 시스템을 가동한다. LNG 협력 MOU를 통해선 한국 가스공사와 싱가포르 에너지청이 각 LNG 재고수준에 따라 필요하면 물량을 맞교환(스와프)하거나 구매가격을 낮추는 공동구매를 할 수 있게 됐다.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웡 총리도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되기 위한 건설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싱가포르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싱가포르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현대차 혁신센터는 기존의 컨베이어 벨트 공장이 아닌 하나의 셀(Cell)에서 AI와 로봇이 함께 자동차를 제조하는 미래형 공장으로 불린다. 윤 대통령은 “100년 전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와 50년 전 토요타의 적시 생산이 중요한 혁신 사례였지만, 이제 AI와 로봇을 결합한 현대차 방식이 새로운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양국 정·재계 인사 250여 명이 참석한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산업별 공급망 정보와 싱가포르의 중계무역 물동량 정보가 공유된다면 경제 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상호 번영의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나라가 혁신의 파트너이자, 경제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의료개혁에 대해 “여소야대 정국과 낮은 지지율이 개혁의 장애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있는 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개혁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대통령, 여당, 야당 그 어떤 것도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성장 동력을 지키려면 의료체계를 개혁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해나가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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