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점포 소매 7.7%↑, 대형마트 증가율도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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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1~6월)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9일 밝혔다. 이는 통계청 '서비스업 동향 조사' 결과를 분석한 수치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파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다. 이 중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없앤 값으로 경제 주체의 실질 재화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수의 증가율이 음의 값이면 실질 소비량이 이전보다 줄었다는 뜻이다. 올해 상반기 지수는 이른바 '카드 대란'으로 내수 소비가 크게 꺾였던 2003년(-2.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 증가율은 상반기 기준 2021년 5.5%에서 2022년 1.2%로 떨어진 데 이어 2023년 -0.8%, 올해 -2.4%로 3년 연속 하락한 셈이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2020년쯤부터 국내 실질 소비가 계속 둔화한 것으로 누적된 전 세계의 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물가 상승세를 반영한 경상지수 기준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도 전년 동기에 비해 0.3% 오르는 데 그쳤다.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2021년 8.1%, 2022년 7.1%였으나 물가 상승 누적으로 지난해 2.2%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더 줄었다.
업태별로는 면세점의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이 13.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는 5년 전에 비하면 오히려 36.5% 줄어든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무점포 소매의 상반기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7%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증가율도 5.2%로 큰 편이었다. 반면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2%), 전문소매점(-3.1%), 슈퍼마켓 및 잡화점(-1.9%)은 감소했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고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기준금리 인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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