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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한동훈 “김건희 여사 공개활동 자제, 저도 그렇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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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당 일각에서 김건희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금정구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친한계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한 대표는 “어떤 의원이 뭐라고 했는지 저는 몰랐는데,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의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친한계에선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국민들 머릿속에 계속 떠오르는 것 자체가 당정에 큰 부담이기 때문에 활동을 조금 자제해 주고, 제2부속실 설치 같은 기존에 약속했던 것들을 행동으로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7일 CBS 라디오에서 “현직 대통령 배우자께서 명태균 같은 브로커와 수시로 소통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 짜증나게 하는 것”이라며 “오지랖 그만 떠시고 소통은 좀 자제하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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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정문 앞에서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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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에선 “김 여사 문제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공개활동 자제 요구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 국정감사도 온통 김 여사 이슈로 뒤덮여 있고, 민주당은 국감 내내 이 문제를 끌고 갈 것”이라며 “‘김건희 리스크’를 정리하지 않고선 다 죽는다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토론에서도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나라와 당이 사는 방안을 선택하겠다”며 “때가 되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 발언이 앞으로 더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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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부산 금정구 이마트 금정점 앞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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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던 친한계에서 ‘활동 자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과 타이밍이 이미 지났다”는 분석에서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금은 사과 가지고 해결될 국면이 지났다”라며 “사과만 하면 국민이 더 분노한다.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이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친한계도 동조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특검법과 김 여사 리스크 정리는 결이 다른 문제”라고 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수심위를 거치지 않고 무혐의 처리로 불기소 처분을 한다면 여론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이날 ‘당 일각에서 김 여사를 검찰이 기소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거에 대해선 제가 하나하나 코멘트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국정감사를 “김건희 국감”으로 규정하고 김 여사 관련 의혹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 선정 특혜 의혹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과 그간 제기됐던 ▶주가조작 연루ㆍ명품백 수수ㆍ논문 표절 의혹 등 개인비리를 총망라해 각 상임위원회 별로 공세 중이다.

야당이 가장 화력을 집중하는 이슈는 용산 대통령실 관저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김 여사 관련 업체들이 수의계약 등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다. 지난달 감사원 감사 결과 대통령실과 수의계약을 맺고 공사를 총괄한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은 과거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전시 후원을 담당했던 회사로 밝혀졌다. 민주당은 해당 공사의 설계ㆍ감리 용역을 맡은 설계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사인 원탑종합건설 등도 “김 여사와 사적 인연이 있는 업체”라고 주장한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김건희 이름 석 자는 수의계약이 ‘수주대박’이 되는 마성의 주문인가 보다. 김 여사만 스쳤다면 몇백억 잭팟이 우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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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통해 드러난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도 정조준하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드러난 의혹이 사실이라면 명씨는 단순한 정치브로커를 넘어 이 정권의 선출받지 않은 권력이요, ‘비선 실세’로 볼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정권은 비선 대통령 김 여사도 모자라 명씨까지, 비선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비선정권인가”라고 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명품백 수수, 논문 표절 의혹 등 역시 각각 국회 법사위ㆍ정무위ㆍ교육위 국감에서 야당의 공격 대상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감 기간 김 여사 이슈에 집중하면서 여론 추이를 살필 것”이라며 “여당부터 분열하며 권력 누수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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