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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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는 진단을 유지했다. 그 배경으로 건설투자 부진에 따른 내수 회복 지연을 꼽았다. 울퉁불퉁하긴 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가 일부 회복 흐름을 보이는 데 반해 건설투자는 부진의 골이 더 깊고 넓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1년9개월째 연 3.5%를 유지 중인 기준금리를 내릴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정책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했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오면서 금리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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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건설투자 중심 내수 회복 지연으로 경기 개선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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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10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수출 증가, 내수 회복 지연, 경기 개선 지연 등의 흐름은 KDI가 매달 발표하는 경제동향의 최근 인식과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
다만 세부적으로 표현이 달라졌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선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겅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달에는 내수 부진의 핵심원인으로 고금리 기조가 아닌 건설투자를 거론한 것이다. KDI는 "건설기성의 감소세가 지속됐으며 선행지표의 누적된 부진을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투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건설투자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휴가철 특수에 힘입어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7% 증가한 데 반해 한 달 간의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1.2% 감소했다. 지난 5월(-4.6%)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건설수주가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급감한 만큼 건설 경기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정부 판단과도 궤를 같이한다.
정부는 최근 내수 대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특히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 부문에 대한 지원책이 중점적으로 포함됐다. 정부는 공공투자 확대와 함께 2029년까지 5년간 민간의 건설투자를 30조원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민자사업 걸림돌로 작용하는 공사비 부담을 대폭 줄여주고 금융패키지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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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년9개월째 3.5% 묶은 한은…이번엔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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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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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KDI가 내수 부진 이유에서 '고금리 기조'를 완전히 제외한 건 아니다. KDI는 "서비스 소비의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고금리 기조로 소매판매의 감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 관심은 11일 열릴 한은 금통위 회의에 쏠린다.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장 물가가 한은 목표치(2%)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한 114.65(2020=100)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진 건 2021년 3월(1.9%) 이후 처음이다. 상승률은 2021년 2월(1.4%) 이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다.
금리인하 결정의 마지막 퍼즐인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6029억원 늘었다. 증가세는 여전하지만 지난 8월(9조63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줄었다.
이에 금통위 내부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달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100% 안정된 다음 금리인하를 시작할 만큼 우리 경제가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내수를 보면 금리인하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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