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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술의 세계

114억 작품도 첫날 팔려 … 불황에도 프리즈런던 뜨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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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리젠트파크. 런던에서 가장 큰 공원이자 최고의 부촌으로 둘러싸인 이곳 입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한껏 차려입은 미술품 애호가들의 발길에 장사진을 이뤘다. 최근 영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런던'이 지난 20여 년간 이어온 '하얀 천막'의 열기는 꺾지 못했다.

개막 첫날인 이날 VIP 프리뷰가 열린 전시장은 평일임에도 수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고, 불황을 걱정했던 갤러리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액을 올려 선방했다는 평가다.

동시대 현대 미술품들이 집결하는 '프리즈 런던 2024'와 미술사를 대표하는 모든 시대 작품들을 총망라하는 '프리즈 마스터스'가 이날 런던 리젠트파크 가설 전시장에서 개막해 오는 13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프리즈 런던에는 43개국 160여 개 갤러리가 참가하고, 프리즈 마스터스에는 26개국 130여 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올해는 한국에서도 가장 많은 갤러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갤러리현대, 학고재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PKM갤러리, 조현화랑, 티나킴갤러리, 갤러리 바톤 등 9곳이다.

프리즈 마스터스에서는 첫날부터 거장들의 초고가 작품이 잇따라 팔려 나갔다. 프리즈에 따르면 추상 표현주의를 이끈 아르메니아계 미국 화가 아실 고키(1904~1948)의 1947년작 회화 'The Opaque'는 850만달러(약
매일경제

9일(현지시간) 개막한 '프리즈 런던 2024'에서 850만달러(약 114억6600만원)에 판매된 아실 고키의 'The Opaque', 오른쪽 사진은 갤러리 리만머핀 부스에서 영국 작가 빌리 차일디시(오른쪽)가 자신의 회화 출품작을 즉석에서 완성해 보이는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모습. 아실고키재단·하우저&워스·런던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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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억6600만원)에 팔려 프리즈 런던 첫날 최고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우저&워스는 이 밖에도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의 회화 'Pelouse de champs de course a Longchamp'(1865)를 450만유로(약 66억4200만원)에, 프랑시스 피카비아(1879~1953)의 회화 'Elle danse'(1948)를 400만달러(약 54억원)에 판매했다. 지난해 개막 첫날 판매된 최고가 작품이 320만달러(약 4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이다.

생존 작가의 걸작들도 고가에 판매됐다. 데이비드즈워너 부스에서는 리사 유스케이바게의 회화 작품이 220만달러(약 29억7000만원)에 팔렸다.

유명 작가의 10억원 미만 작품들은 더욱 인기를 끌었다. 영국의 글로벌 화랑인 화이트큐브는 프리즈 런던 부스에서 전면에 내세운 영국 작가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을 대부분 팔았고, 인공지능(AI)이 그린 작품을 45만달러(약 6억원)에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첫날 하종현, 양혜규, 함경아, 이기봉, 최재은, 이희준 등 한국 작가 작품을 대거 판매하는 데 성공한 국제갤러리의 찰스 김 대표는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영국 갤러리 빅토리아미로의 설립자 빅토리아 미로는 "하루 종일 활기찬 에너지가 이어졌다. 호황기와 비교하면 다소 차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전히 시장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국 새디콜스 HQ의 설립자인 새디 콜스 역시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임에도 이번주 해외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런던에 와서 놀랐다. 내셔널갤러리 반 고흐, 테이트 모던 미술관 이미래 등 좋은 전시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최근 미술시장이 위축된 것은 맞지만 세계 미술시장은 지난 20년간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프리즈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많이 생긴 덕분에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함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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