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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57만 與 당원 명부, 홍준표 측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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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尹이 조사 의뢰 안 해”

洪 “거짓말하는 것, 잘 걸렸다”

조선일보

그래픽=이철원


국민의힘의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등 정치 컨설팅을 해온 명태균씨에게 국민의힘 당원 안심 번호 등 57만명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명씨는 11일 본지 통화에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는 윤석열 경선 후보가 아닌 홍준표(현 대구시장) 후보 쪽에서 의뢰해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씨는 페이스북에서도 “당원명부 56만명? 미래한국연구소와 홍 시장에게 물어보라”며 “(내 주장에) 허위 사실 있으면 고소해. 무고죄로 고소해줄게”라고 올렸다. 이에 홍 시장은 “거짓말하는 건 두고 볼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1시간 만에 글을 내렸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전날 미래한국연구소가 국민의힘 당원 56만8000여 명의 안심 번호 등 명부를 입수해 2021년 10월 총 2차례에 걸쳐 ‘차기 대선 여론조사’를 했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 결과가 나왔다며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도 당원 명부가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넘어간 경위 조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명씨는 본지에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자기가 아닌 김모씨가 소장을 맡아 주도적으로 운영했다고 했다. 명씨는 그러면서 “윤 후보는 나에게 한 번도 그런 종류의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했다. 명씨는 “홍 시장 아들의 지인인 최모씨를 통해 미래한국연구소의 강모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을 것”이라며 “윤석열 캠프 여론조사는 이미 업체가 다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당시 여론조사가 아닌 다른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미래한국연구소 측은 본지의 사실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명씨가 이런 취지의 주장을 페이스북에서도 하자 홍 시장은 곧바로 페이스북에서 “거짓말하면 어떻게 된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며 “천방지축 헛소리하는 명태균을 그냥 둘 수가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 경선 때 윤 후보 측에 붙어 장난쳐 놓고 당원 명부를 마치 내가 자기에게 흘린 것처럼 거짓말하는 건 두고 볼 수가 없다. 잘 걸렸다”라고 했다. 그러나 1시간여 만에 홍 시장 글은 삭제됐다.

공직선거법상 당원 명단과 안심 번호를 외부에 유출하거나 경선과 홍보 이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위법이다. 국민의힘 당규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게시·배포하는 행위 또는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운동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미래한국연구소의 국민의힘 당원 명부 입수, 여론조사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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