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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野 “뉴욕총영사, 광복절 편향 발언 사과하라”... 김 총영사 “그럴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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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행사 때 이종찬 광복회장 비판한 뉴욕총영사

민주당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 지적

조선일보

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의환(제일 왼쪽) 뉴욕총영사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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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광복절 행사 때 발언으로 정치 편향 논란이 불거진 김의환 뉴욕총영사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일반적으로 해외에 있는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지만, 이 날은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총영사에 대한 비판이 국감 내내 계속됐다. 원래 국감 시간도 2시간이었지만 의원들은 사전에 3시간으로 한 시간 더 늘렸다.

◇조정식 “사퇴하라” 뉴욕총영사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임무 수행”

국감이 시작되자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총영사에게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 총영사는 지난 8월 뉴욕한인회에서 열린 광복절 행사에서 광복회 뉴욕지회장이 이종찬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대독하자 “저런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내가 여기 계속 앉아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광복회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김 관장이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부정하는 ‘뉴라이트’ 인사라고 주장하는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 뉴욕지회장이 대독한 이 회장의 광복절 기념사에도 이 같은 입장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조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 총영사는 “내가 말한 것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사과할 용의도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하고 정치편향적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광복회가 별도로 행사를 열고 우리 정부와 대통령이 모욕을 당한 상황에서 나는 헌법 전문에 있는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지켜나가려 한 것”이라면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정치편향적 발언인지 말해달라”고 반박했다.

김 총영사의 당시 발언과 관련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최근 외통위 국감에서 “100% 공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총영사는 “조 장관의 발언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 “내가 외교부 장관이었으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관장이 소신을 갖고 한 이야기이고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조 의원은 “총영사 같은 사람은 처음 봤다. (총영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 같다”고 했고 김 총영사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임무를 수행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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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미국 뉴욕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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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일본 수상이 임명했나” 국민의힘 “발언 조금 더 세련되게”

다른 야당 의원들도 조 의원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근·현대사에 일어났던 국가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면서 ‘5·18 민주화 운동’과 ‘제주 4·3′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김 총영사는 각각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비극적인 일이지만 (해방 후) 우리 국군과 경찰 그리고 그 가족까지 많이 죽었다”고 했다. 차 의원은 “뉴욕총영사가 하는 말이 일본 수상이 일본 역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들었던 내러티브와 사실 다르지 않다”면서 “일본 수상이 임명한 특임인가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일본의 그것과 같기 때문인가라는 의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광복회는 총영사로부터 그런 발언을 들을 정도의 단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발언이 공직자의 자리에 있는 상태에서는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당에서는 김 총영사의 발언 내용 보다는 답변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서양에 ‘꿀로 더 많은 파리를 잡을 수 있다’는 속담이 있다”며 발언 수위를 조절할 것을 주문했고,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외교부 소속 공무원으로 정부 주최 행사에서는 조금 더 세련된 표현을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총영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개인에 대한 비판은 겸허하게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외통위가 해외에서 한 국감에서 이렇게 살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던 적은 한 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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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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