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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2030 동학개미 "박스피에 지쳤다"… 韓주식 팔아 美ETF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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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코스피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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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에서 해외 주식으로의 '주식 이민'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외면이 올 들어 두드러지는 가운데 젊은 층의 외면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은 큰 위기라는 지적이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3년 결산 상장법인 개인 소유자 중 30%는 2030세대다. 이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 투자자 저변이 축소되는 측면이 크다. 소유 주식 수로 보면 비율이 10%가량이지만 자산 축적에 따라 주식시장의 주축이 될 수 있는데, 해외 주식 선호 현상이 뿌리내리면 장기적으로 국내 주식 투자자 감소로 이어진다.

2022년 국민주였던 삼성전자의 하락, 2023년 가파른 상승 뒤 하락으로 마무리된 2차전지로 인한 학습 경험이 이들을 주식 이민으로 내몰았다. 2030세대는 국내 주식 계좌에도 절반 이상은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로 채웠다.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는 ETF에 비해 한국 시장에 상장된 미국 지수 ETF는 환전의 불편이 없고 낮 시간에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지수 ETF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지만 미국 지수를 그대로 추종한 것으로, 국내 주식이 아니라 사실상 해외 주식으로 봐야 한다. 2030세대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우량주, 성장주를 찾기보다 우상향의 믿음이 있는 해외 주식 ETF를 선택한 것이다.

매일경제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올 3분기 세대별 매수 상위 5종목을 집계한 결과 20대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6종목은 'TIGER 미국 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KODEX 미국S&P500TR'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이었다.

모두 미국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ETF다. 개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 세 종목만 순매수 10위권 내에 들었다.

20대의 작년 3분기 순매수 종목 중 1~10위까지가 모두 2차전지 및 포스코 관련 기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대의 선호도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작년 2차전지 편애로 순매수 리스트를 채웠던 30대 역시 올해는 순매수 3~8위가 'TIGER 미국S&P500' 'KODEX 레버리지'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KODEX 미국S&P500TR'이었다. 특히 연금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ETF 직구보다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상장 미국 ETF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40대도 올해 순매수 10위권에 들어간 미국 지수 ETF가 2개, 50대는 1개였고 국내 계좌 순매수 10위권 내 미국 지수 ETF가 없는 세대는 60대 이상이 유일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20대 기아, 30대 현대차 정도만 있었다.

개인이 국내 주식을 외면하고 해외 지수 추종 상품을 택하다 보니 기관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경향도 세지고 있다. 올 들어 기관은 9조5800억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투신(자산운용사)이 3조3311억원, 사모가 4조6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1조8000억원 순매도보다 많은 금액이다.

올 들어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확 높아진 데에는 엔비디아 등 빅테크가 이끄는 미국 증시 랠리가 있지만 '국민주'의 끊임없는 주가 하락도 한몫했다. 삼성전자, 플랫폼 회사, 2차전지 등 업황을 많이 탈 수밖에 없는 주식에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가 주가가 급락하자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심해진 것이다.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주주가 많은 상장사로는 삼성전자(521만명), 카카오(186만명), 현대자동차(100만명), 네이버(95만명), LG에너지솔루션(86만명)을 들 수 있다. 이 중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라고 할 수 있는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24.5% 하락했고 네이버는 22.6% 떨어졌다. 카카오는 31.1% 내렸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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