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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한국인 동안 비결 대체 뭐야”…보톡스 제품으로 美시장 뚫는다는 이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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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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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확대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대웅제약이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자체 개발한 톡신 제품 ‘주보(한국 제품명 나보타)’를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린 가운데 최근에는 휴젤의 제품 ‘레티보(한국명 보툴렉스)’의 미국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연내 자사 톡신 제품 레티보의 미국 내 판매 개시를 목표로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초도물량 선적을 완료했고, 현지 파트너사 베네브와 세부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여부 등을 두고 2년 넘게 이어진 메디톡스와의 분쟁에서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적으로 휴젤의 손을 들어주면서 미국 진출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지던 소송 리스크도 완전히 걷어내게 됐다.

레티보의 미국 출시가 완료되면 휴젤은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3대 톡신 시장에 모두 진출한 최초의 국내 제약사가 된다. 휴젤은 미국 진출 3년 내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레티보를 직접 판매하는 대신 베네브와의 협력을 택한 배경에도 발빠른 제품 출시와 판매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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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톡스 회사들이 연이어 미국으로 향하는 것은 국내의 30배에 달하는 시장 규모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보톡스 시장 규모는 47억4000만달러(약 6조4000억원)에 달한다. 2030년에는 66억8000만달러(약 9조3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30년 넘게 이어져온 애브비 ‘보톡스’의 독주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이다. 최근 다양한 보톡스 제품들이 가세하면서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던 애브비의 시장 점유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휴젤의 레티보는 보톡스 등 미국 프리미엄 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중국 제품 대비 우수한 품질로 미국 소비자들의 틈새 수요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티보는 향후 국내 톡신 제품으로는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뛰어든 대웅제약 주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보는 2019년 2월 FDA 승인을 받아 같은 해 5월 미국에 출시됐다. 이후 메디톡스와의 균주 도용 분쟁 과정에서 ITC로부터 수입 금지 판결을 받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2020년 5650만달러(약 760억원)였던 주보 매출은 지난해 2억200만달러(약 2700억원)까지 상승했다.

최근에는 미국 MZ세대를 겨냥한 에볼루스의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주보의 매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주보는 올 들어 상반기에만 1억2600만달러(약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시장 점유율이 13%까지 높아졌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휴젤 레티보의 미국 수출에 따른 첫 매출이 올 3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주보와 경쟁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유사한 전략의 경쟁제품이 있는 만큼 순조롭게 점유율 확대가 이뤄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역시 미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월 FDA 승인에 실패한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 ‘MT10109L’의 승인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MT10109L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13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했다. 지난해 12월 중등증 및 중증 미간주름과 눈가주름 개선을 적응증으로 FDA에 허가를 신청했으나 두 달 만에 심사 거절 통지를 받은 바 있다. 메디톡스는 허가 직후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1월 현지 법인 ‘루반타스’를 설립한 상태다.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해외 영토를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웅제약 주보는 중국에서 2021년 품목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3대 주요국을 포함해 전세계 6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을 확정한 휴젤 레티보는 최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디톡스는 2028년 정식 허가를 목표로 일본에서 MT10109L의 임상시험 수탁 계약을 체결했다. 또 유럽과 중동 지역 진출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보톡스 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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