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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30분이 지겹지 않고 후딱 가는 홈트레이닝[여주엽의 운동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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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올블랑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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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레이닝은 심리학의 시간 팽창(Time Dilation)과 관련이 있습니다.” 340만 구독자를 가진 홈트레이닝 채널을 운영하며,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다른 채널보다 많은 구독자와 높은 조회수를 만들어 냈는지 물을 때마다 먼저 하는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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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엽 ‘올블랑’ 대표


필자가 운영하는 홈트레이닝 채널은 다양한 운동 루틴을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루틴과 시간 그리고 주제를 변형하여 업로드하고 있다. 채널을 운영하며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어렵고 긴 운동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게 하는가’에 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심리학과 관련된 요소들을 다양하게 적용한다.

위에 언급한 ‘시간 팽창’이라는 개념은 심리학에서 주로 고통을 받거나 어려움을 느낄 때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간다고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나의 체력이 소화할 수 있는 것보다 난도가 높은 운동 루틴을 수행할 때 아무리 시계를 보아도 아직 시작한 지 조금밖에 안 지났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시간 팽창을 경험한 것이다. 반대로 게임을 하거나 쇼트폼 같은 소셜미디어 영상을 볼 때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시간 수축이 일어나기도 한다.

홈트레이닝 영상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다음 두 가지를 만족시키면 되는데, 첫 번째는 운동의 효과이고, 두 번째는 바로 심리적으로 느리게 느껴지는 시간에 흥미로운 요소들을 추가해 거꾸로 시간 수축을 일으키는 것이다. 시각적인 요소로 영상 내에 타이머를 넣어주고, 운동하는 모델이 동기 부여를 일으키는 멘트를 주기적으로 외쳐 주며, 자막으로 현재 운동과 관련된 정보들을 공급해 주면 시청자는 운동에 집중하다가도 시각적 그리고 청각적인 정보들이 다양하게 공급됨으로써 세세한 것들을 모두 인지하지 못하게 되며,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시간 수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운동하게 되면 몸은 자동적으로 화면에 시현되는 모델의 운동 장면을 따라 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량 자체는 보장되지만 상대적으로 아무런 정보가 없었을 때보다 재밌고 시간도 금방 지나갔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효과를 주는 것을 필자는 게임화(Gamification)라고 이야기한다. 타이머를 보며 운동 하나하나씩을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게임처럼 시간이 빨리 간다고도 느끼며 승부욕이 생기고, 모든 운동을 마쳤을 때는 미션을 클리어(완수)한 것처럼 성취감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홈트레이닝 영상에는 혼자 아무것도 없이 운동할 때보다 어려운 것을 상대적으로 쉽게 느끼게 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추가돼 있어 매일 혹은 주기적으로 운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혹시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만, 그 과정이 힘들고 너무 길게 느껴져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홈트레이닝 영상이 좋은 운동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이러한 요소들이 반영된 30분 운동 루틴을 준비했다. 특별히 과학자를 초청하여 함께 운동을 수행하며, 운동과 호르몬에 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오늘 루틴이 운동에 대해 어렵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여주엽 ‘올블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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