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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언어 치료, 청각 재활은 AI 가 넘볼 수 없는 영역” 동명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초고령화사회 맞아 유망 전공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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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말과 소리를 찾아준다.”

동명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가 추구하는 목표이자 신조이다.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치료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공이다. 초고령화사회(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20% 이상)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분야다. 언어 치료와 청각 재활은 인공지능(AI)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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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언어임상센터에서 김주영 센터장(앞줄 가운데)이 전공학생들의 언어치료 실습을 지도하고 있다. 동명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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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 치료부터 청각 재활까지 다루는 복합 전공

언어 치료와 청각 재활은 보건 계열 분야에서 유망한 틈새시장으로 분류된다.

우선 대상이 영유아에서 노년까지 모두 아우를 정도로 폭이 넓다. 최근 학령기 아동들은 과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의사 소통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언어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노인은 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서 비롯된 언어 능력의 저하 문제를 겪기 일쑤다. 이비인후과 질환 증가로 발음과 음성 관리에도 청각 재활 전문가이 필요하다.

언어 치료와 청각 재활은 치료(중재) 전문가가 대상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세밀하게 평가해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아직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전공을 이수하고 졸업하면 언어재활사, 청능사 같은 국가자격증을 딸 수 있다. 초봉 3000만 원(연봉 기준) 수준의 직장에 취업하거나 창업도 가능하다.

동명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는 2010년 언어치료학과로 문을 열었다. 2020년 언어치료청각으로 이름을 바꿨고, 올해 초 다시 학과명을 현재처럼 개정해 언어재활사와 청능사를 양성하고 있다.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오소정 교수(학과장)는 언어 치료에 청각과 재활을 포함한 이유에 대해 “언어와 청각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듣지 못하면 말할 수 없기에 언어 재활과 청각 재활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초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성 난청 인구의 증가와 개인 음향 기기의 과사용에 따른 소음성 난청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부족해진 청각 재활 전문가의 적극적인 양성을 위해 청각 재활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 6년 연속 언어재활사 100% 합격, 청능사 수석

현재 언어재활사와 청능사를 동시에 양성하는 곳은 전국에 5개 대학에 불과하다. 동명대의 경우 6년 연속 언어재활사 시험에 재학생이 100% 합격했고, 청능사 부문에서는 전국 수석도 배출했다. 이론과 실무가 융합된 교육과 국가고시 준비가 가능한 커리큘럼, 풍부한 경험을 가진 교수진, 최첨단 실습 인프라 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실습 교과 강의는 소규모 분반 지도로 이뤄진다.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리빙랩과 서비스랩, 도전·실천·체험을 강조하는 동명대만의 ‘두잉(Do-ing)’ 기업현장체험학습과 해외 연수 등도 실무 역량을 키우는데 기여하고 있다.

강의는 6명의 전임교수와 3명의 겸임교수가 맡고 있다. 전임교수는 말·언어 분야 전공 교수가 5명, 청각 분야 교수가 1명이다. 교수진은 강북삼성병원, 동국대병원, 부산언어치료연구소, 삼성서울병원, 삼성종합기술연구원 등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력을 쌓았다.

청각재활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성일 겸임교수는 부산 최대 보청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과 1기 졸업생인 이수진 겸임교수는 ‘위스9 아동발달센터’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 효과적인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

“대상에게 효과적인 치료(중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재 대상자가 호소하는 내용과 원인을 정확히 평가하고 해석할 수 있는 진단 능력을 길러야 한다.”

오소정 교수(동명언어임상센터장)가 말하는 중재의 핵심 능력이다. 진단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인내와 협력적 자세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언어재활사가 되기 위한 실무 역량은 3학년 1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집중적으로 쌓는다. 3학년 1학기에는 대학병원, 재활병원 복지관 등지에서 언어치료사의 진단 및 치료 과정을 관찰한다.

3학년 2학기와 4학년 1학기에는 2012년 개설한 동명언어임상센터에서 언어진단실습과 언어재활실습을 동시에 진행한다. 교수의 지도 아래 동명언어임상센터에서 주 2회 이뤄지는 실습 대상은 지역 사회의 아동과 성인이다. 이곳에서 언어 중재를 받으려면 2년이나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외부기관에서 받을 때보다 비용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효과가 좋다.

외부 기관이 아닌 학교 안에 있는 동명언어임상센터와 동명청각임상센터에서 2급 언어재활사와 청능사 자격증 응시에 필요한 실습 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것도 이 학과만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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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이성민 교수(모니터 안 왼쪽)가 동명청각임상센터에서 학과 청각동아리 HIT(Hearing Influencer Team) 학생들과 함께 청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명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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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률 80% 이상, 직업 만족도 높아

서울 을지병원에서 음성 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지혜씨는 “음성과 관련해 다양한 환자들에게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언어 치료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직업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부산 서강병원 언어재활사 이기쁨 씨는 “뇌의 손상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언어 장애 진단과 치료에 언어재활사의 역할이 크다”고 귀띔했다.

이 학과 졸업생들은 언어재활사와 청능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후 재활병원, 언어치료센터, 복지관, 장애아동 어린이집, 대학병원 청력 검사실, 청각재활센터 등에 취업한다. 여기서 경력을 쌓은 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아동발달센터에 들어가거나 보청기 판매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학과의 최근 2년간 취업률은 78.1%, 84.4%로 대졸자 평균 취업률과 보건 계열 취업률을 웃돈다.

학과의 모집 정원은 25명이고, 수시를 통해 24명을 선발한다. 언어재활사와 청능사에 대한 수요가 높고 미래 전망이 밝다. 그래서 타 직종에 근무하다 편입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학과는 언어 치료와 청능 재활이 세분화 전문화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대학원 과정을 신설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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