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위성 유로파 상공 25㎞서 관측
생명체 서식 가능 환경인지 확인 예정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하게 될 대형 무인 우주선 유로파 클리퍼가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메리트아일랜드=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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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목성의 위성 '유로파' 탐사 프로젝트가 14일(현지시간) 첫발을 뗐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州)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날아오른 대형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는 향후 약 10년 동안 우주에 머물며 유로파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할 계획이다.
로켓과 분리 후 자체 비행·교신 성공
유로파 클리퍼는 14일 낮 12시 6분(한국시간 15일 오전 1시 6분)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후 약 3분 뒤 우주선을 밀어 올린 로켓의 측면 부스터 2개가 분리됐고, 우주선을 싣고 있는 로켓 2단부가 1단부와 분리됐다. 이어 발사 약 1시간 뒤쯤 로켓 2단부가 지구 중력을 벗어나 태양 궤도에 진입했고, 유로파 클로퍼 우주선이 로켓 2단부와 분리돼 자체 비행을 시작했다고 나사는 밝혔다. 비행 5분 뒤 나사 관제실은 우주선으로부터 신호를 성공적으로 수신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나사가 행성 탐사 임무를 위해 개발한 역대 우주선 중 가장 크다. 높이는 5m이고, 이동 에너지를 얻기 위한 태양광 패널 길이만 30.5m에 달한다.
앞으로 약 29억㎞를 이동해 2030년 4월 목성 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성과 지구 간 거리는 평균 7억7,250만㎞ 정도지만, 목성으로 직진하는 대신 화성과 지구 주위를 돌며 각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하게 될 대형 무인 우주선 유로파 클리퍼가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메리트아일랜드=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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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 지구 2배 규모 바다 품었나
종착지는 유로파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거리인 표면 위 25km 고도다. 유로파는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610년 처음 발견한 목성의 4대 위성 중 하나다. 적도 지름이 약 3,100㎞에 달해 태양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위성으로 꼽힌다.
과학자들은 1970년대 나사의 보이저 탐사선이 유로파의 표면이 얼음 조각들로 덮여 있는 사진을 보내온 이후 이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층 아래 염분이 많은 해양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바다 깊이는 최대 80km에 이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지구의 모든 바다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물을 품고 있는 것이다.
유로파 클리퍼의 탐사는 2034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탐사선의 임무는 생명체를 직접 찾아내는 게 아니며, 유로파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나사는 강조하고 있다. 유로파가 생명체가 서식할 가능성이 큰 환경을 갖고 있다고 결론 날 경우, 그 이후에는 유로파 표면에 착륙하는 탐사선이 다시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유로파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임에도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이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데 (알려진 것보다) 매우 특별한 조건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다"며 "결론적으로 유로파 클리퍼 임무는 인류가 우주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는 데 한발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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