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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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다른 팀 매니저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고, 이런 문제는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니는 이날 출석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는 안호영 환노위 위원장의 질문에 “오늘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거라는 걸 알았다. 앞으로 또 다른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다른 선배님이든 후배들이든 동기생·연습생이든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답했다.

하니는 “데뷔 초부터 어떤 되게 높은 분을 많이 마주쳤는데, 그때마다 인사를 한번도 안 받으셨다”며 “말하기가 애매하고 누구에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당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평소 멤버들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어 “블라인드 앱에서 하이브 직원들이 뉴진스를 욕하는 걸 봤다. 회사 홍보 관계자가 일본 성과를 무시하는 역바이럴을 한다는 것도 들었다”며 “저희 회사(하이브)가 저희를 싫어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장에선 하니가 하이브 내 다른 레이블 매니저로부터 무시당했다는 장면이 담긴 시시티브이(CCTV)가 쟁점이었다. 하니는 “(회사에) 분명히 상황을 설명드렸는데, 해당 장면은 없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들과 미팅 하면서 삭제된 이유를 묻자 이유가 계속 바뀌었다”며 “제가 외국인이라 한국말을 100% 이해하지 못해 녹음을 했다. (관계자들이) 거짓말 하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주영 어도어 대표는 “당시 어도어 사내이사로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취했다고 생각한다. 시시티브이는 삭제가 아니라 관련법에 따라 보관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복구를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니는 이 같은 대답에 대해 “(김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뉴진스를) 지키고 싶었다면, 싸워야 하는데 싸우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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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대표는 마지막 발언에서 “아티스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인권까지 잘 보호해서 꿈과 희망을 잘 펼칠 수 있도록 살피겠다.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니는 “이 세상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인간을 존경하면 직장 내 괴롭힘은 없지 않을까 한다”며 “한국에서 왜 이런 일 겪느냐며 걱정해주시는 것 많이 봤는데 한국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해준 나라다. 죄송하실 필요 없다. 진짜 죄송한 분들은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해임 이후 모회사 하이브와 갈등을 겪고 있는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달 11일 유튜브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다. 이때 하니는 “(다른 팀) 매니저가 무시하라고 했다. 제 앞에서, 다 들리고 보이는데 ‘무시해’라고 했다.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며 직장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하이브 내에서 과로사로 의심되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2022년 한 직원이 사무실에서 쓰려져 병원으로 후송돼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당시 하이브 회사가 커지면서 업무가 늘어난 것에 따른 과로사로 보이는데 산재 신청이 없었다. 부검도 하지 않았다. 은폐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주영 대표는 “절대 그렇지 않다. 부검을 안한 것은 부모님이 결정하신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