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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반값여행·정원워케이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생활인구 유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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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위기…생활인구를 늘려라③]

강진군 '반값여행' 생활인구 증대·경제활성화

정부, 지난해부터 '고향올래(Go鄕All來)' 사업

'두 지역살이', '워케이션' 등 5개 유형으로 추진

공모 통해 올해까지 33곳 지자체 선정해 지원

순천시 정원원케이션 등 우수 지자체 사례 발표

'강원 스테­이(GANGWON STA-E)' 시범사업

행안부, 생활인구 유치 사업 확산 지원

편집자 주
최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에 일정 시간 이상 머무르는 '생활인구' 유치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월부터 인구 감소 지역 지원 특별법 시행하면서 생활인구를 토대로 맞춤형 지원 정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그동안 각종 정부 공모 사업·경제성 조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지역이 생활인구를 고리로 정부의 행·재정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면서,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지자체간 노력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강원영동CBS는 <인구절벽 위기…생활인구를 늘려라> 기획보도를 통해 강원지역 생활인구 실태와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강원도내 지자체들의 자구책들을 살펴보는 한편 생활인구 증가에 따른 파급효과와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을 담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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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있는 시민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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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강원도 생활인구 주민등록인구의 7.4배…지역소멸 '돌파구' 부상
②"바다보고 일하고 요트도 타고" 워케이션 수도 선포한 속초
③"반값여행, 정원워케이션" 번뜩아이디어로 생활인구 유치 '열풍'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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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반값여행' 홍보에 나선 강진원 강진군수와 공무원들. 강진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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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남 강진군이 추진한 '반값 가족여행 강진'이 '강진 누구나 반값여행'까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주목을 받고 있다.

'강진 누구나 반값 여행'은 강진을 여행하는 개인이나 친구, 연인, 가족 누구나 여행비 절반을 개인은 최대 5만 원, 팀(2인 이상)은 최대 20만 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 여행상품의 끝판왕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특히 강진군은 기존에 지적된 '반값 여행=관광객 퍼주기', '축제=예산 낭비'라는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을 정면으로 뒤엎고, 관광정책과 축제는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역 발전의 동력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완성시켰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관광데이터랩 공식 통계에 따르면 강진군은 지난 8월 카드 매출이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반값 여행'과 '지역 축제'를 통해 올해 9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더 늘어난 213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성과를 거뒀고, 목적지 검색량도 40% 증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강진군의 인지도도 상승시키고 있다.

반값 여행은 간편한 절차, 신속한 정산처리 시스템, 지역화폐 정산 지원을 통한 환원 효과 등 '새로운 발상과 뚝심있는 실천'으로 단순한 여행 패키지가 아닌 지방소멸 위기의 주요 대응책으로 각광받으며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대거 관광객 유치를 통한 생활인구 증가는 이제 행안부에서 교부세 반영의 페널티가 아니라 인센티브를 주는 시대로 우리 사회는 달라지고 있다"며 "강진군은 이 변화의 시대에 가장 앞에서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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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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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들이 '생활인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가 인구절벽시대 지방소멸과 수도권 인구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활인구'라는 새로운 인구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정주인구가 아닌 생활인구를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소멸을 막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고향올래(Go鄕All來)사업'을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두 지역살이', '로컬 벤처', '로컬 유학', '워케이션(workation)', '은퇴자 마을' 등 총 5개 유형으로 구분해 추진한다. 유형별로 보면 두 지역 살이는 도시 거주자가 정기적으로 지역에 체류하며 추가적인 생활거점을 갖도록 지하는 것이다. 로컬벤처는 지역 정착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일자리와 주거지인 만큼, 주거공간과 구직 활동(취창업 공간·프로그램 마련 또는 연계)을 동시에 제공한다.

로컬유학은 도시에 거주하는 초·중학생이 로컬학교에 일정기간(6개월 이상) 전학해 생태학습 등 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가족 체류 공간을 지원한다. 워케이션은 근로자가 휴가지에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은퇴자 마을은 은퇴자에게 전원생활 등 단기(2~3개월) 체험 기회를 제공해 생활인구 유입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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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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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공모를 통해 선정한 33개 지자체를 선정했으며 지난 9월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 지역경제 혁신 박람회에서 분야별 8개 우수 지자체의 사례 발표와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을 소유하고 있는 전남 순천시는 정원을 품고 자연 속에서 쉬면서 일하는 '정원워케이션' 사업을 추진해 우수 사례로 뽑혔다.

대표 관광지이자 도심 랜드마크인 국가정원을 배경으로 한 매력적인 숙소와 오피스 환경, 고품격 정원 문화를 접목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숙소와 공유 업무공간, 체험공간이 분리돼 있는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일, 숙박, 휴식, 관광이 모두 가능한 워케이션 환경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운영 5개월 만에 1만여 명의 방문객을 유치해 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생활인구 유입, 지역소비 촉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전국 기관과 기업 등에서 워케이션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가성비'라는 입소문까지 타면서 폭발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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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정원워케이션 오피스 환경. 순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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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군은 '퇴계이황 처갓집 가는 길 치유마을 로컬유학' 프로젝트로 눈길을 끌었다. 조선 성리학을 집대성한 대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지만, 21세에 의령 가례면의 허씨 문중으로 장가를 들면서 의령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퇴계는 처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처가의 대소사를 알뜰히 살폈으며 그의 문집에는 '백발의 장모 생각에 한양 벼슬길 발길을 차마 못 옮겼다'는 글이 실려 있을 정도로 처가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령군은 바로 이러한 '퇴계 선생 처갓집'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공모사업을 준비했다. 치유를 테마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유학생 및 학부모를 위한 생활 인프라 조성에 나섰다. 가례면의 빈집 부지를 매입해 주거공간을 만들고, 농촌유학생과 그 가족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한편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 등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밖에 우수 사례로는 인구소멸지역에 은퇴자 공동체마을을 조성하는 제주도의 '슬기로운 은퇴생활 카픔플레이', 청년 주거공과 창업테스트베드 등을 조성하는 대구시의 '대굴대굴 대구온나! 천년 귀환 채널 구축', 충북 청주시의 '옥화9경 은퇴자 산촌행복마을', 충남도의 '뷰티 ON(溫) 워케이션@충남온양', 전남 광양시의 '청춘을 스케치하는 공간, 레트로시티 광양', 경북 포항시의 '나는 '성(城)'에 산다! 장기읍성으로 입성하세요' 등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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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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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강원도에서도 홍천군과 정선군 등도 고향올래 사업에 선정됐다. 홍천은 '로컬 유학' 부분에서 선정됐다. 도시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지역의 학교에 6개월 이상 머무는 사업으로 국비 8억 원을 지원 받게 됐다.

지난해 하반기 부터 농촌 유학을 운영 중인 서석면 삼생초교를 중심으로 '삼생에서 상생하기'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생초교에는 현재 유학생 10명이 이주해 생활하고 있다. 홍천군 관계자는 "농촌 교육을 매개로 생활 인구가 늘어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선군은 생활인구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조성되는 화암산방 운영전략 마련에 힘쓰고 있다. 화암산방 조성사업은 국비 5억 원을 포함해 11억 원을 들여 화암면 화암리 361-34번지 일원 485.4㎡에 지상 3층 규모의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주거공간과 창작공간으로 조성함으로서 전국의 예술인 유치를 위한 '두 지역 살기' 참가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연구기관과 타 지역 사례를 통해 문화예술 활력이 높은 지역에 청년 인구 유입과 함께 첨단기업 유치 등 지역 활성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난 만큼, 화암 지역의 가치를 새롭게 발굴하고 인적교류를 통한 네트워크 강화 등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생활인구 유입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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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산방 3호점. 정선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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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역시 도내에 거주‧체류하는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강원 스테­이(GANGWON STA-E)' 시범사업을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3년간 2개 분야(지역맞춤형 프로그램 지원, 유휴공간을 활용한 주거‧공용공간 조성 지원) 총 30억 원 규모로 추진되며 올해는 총 10억 원 예산이 사업별로 2~4억 원씩 지원한다.

올해 초 공모를 거쳐 홍천, 영월, 화천 3개 군이 최종 선정됐고 각각 귀농‧귀촌인, 농촌유학가족,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대상으로 지역맞춤형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희열 강원도 기획조정실장은 "강원 스테-이 시범사업이 인구감소 지역의 생활인구 증대를 통해 지역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자체마다 생활인구 유치를 위한 '맞춤형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 역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기대에 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고향올래 사업이 생활인구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한 정부 내 첫 정책이라는 점을 고려해 확산에 초점을 두고 최대 5억 원(국비 기준)을 지원해 21개 지자체를 선정했다.

이어 올해에는 사업 효과성을 높이고자 개소당 최대 10억 원(국비 기준)으로 사업비 지원을 상향해 12개 지자체에 총 2백억 원(지방비 50%포함)을 지원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양한 지역에 생활인구가 유입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고향올래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사업 유형별 모범사례를 발굴해 전국적으로 생활인구 확보 사업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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