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연임 與 제안 거부... "尹 친구 안 돼"
이종석(왼쪽) 헌법재판소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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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차기 헌법재판관 추천에 '남성 판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이종석 헌재소장 연임은 거부했다.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한 달 이상의 내부 추천 절차를 거친 끝에 김기영·이영진 헌재 재판관 후임의 후보군을 최종적으로 압축했다. 헌재는 법원보다 상대적으로 더 뜨거운 이슈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만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이석태 전 헌법재판관처럼 비판사 출신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부 논의 끝에 판사 출신 추천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재판관들이 모두 남성이라 여성을 추가로 뽑지는 않기로 했다.
아울러 민주당 몫으로 헌법재판관 2명을 추천하는 방안도 고수하기로 했다. 여야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관례대로 합의해 추천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퇴행적 판결을 연속으로 하는 사람을 배제하고, 정치적 성향이 명확하지 않은 인사로 추렸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은 국민의 여론과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므로 이번 인선에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원내 관계자는 "원내대표 결단만 남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이종석 헌재소장 연임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니까' 이 소장을 연임하게 하자는 건데 누가 용납하겠느냐"고 말했다. 현행법상 헌법재판관 임기는 6년이나, 헌재소장은 별도 임기 규정이 없다. 그래서 현직 재판관이 임기 중 소장으로 임명되면 잔여 임기만 소장을 지내야 한다는 설과 소장의 임기 6년이 새로 시작한다는 설이 맞서고 있다. 다만 이 소장은 임기가 끝나면 그대로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후임은 내부 검토 중이고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여러 카드 중 하나라는 얘기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종석 재판관은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여야 합의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고 헌법재판소장 역시 2023년 여야 합의로 채택됐다. 야당이 ‘윤 대통령과 대학 동기’라는 사실 만으로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그간의 경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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