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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미치광이·불벼락·징벌 운운하더니…‘말폭탄 쇼’에서 멈춰선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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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 숨고르기 모드

노동신문 “쓰레기 징벌의지
청년 140만명 입영 뜻 밝혀”
오물풍선은 11일 이후 멈춰
정부, 안보관광 재개 ‘자신감’

中·러 딴지 없앤 北감시팀
자유롭고 강한 활동 기대


매일경제

16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무장지대(DMZ)를 관광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하면서 중단됐던 경기·강원지역 안보 관광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신속하게 재개됐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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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내부용 이벤트’를 감행했으나 추가 도발을 자제하면서 관망세로 돌아섰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연일 험악한 담화문을 내면서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지만 오물 풍선 살포도 중단된 상태다.

대신 ‘말폭탄’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무인기 사태를 일으킨 한국에 복수하겠다며 입대·재입대하겠다는 청년들이 140여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대남 적개심을 연일 끌어올렸다.

이날 노동신문은 1면에 “신성한 우리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침범한 한국 쓰레기들을 징벌하려는 멸적의 의지가 온 나라에 차 넘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청년들이 분별없이 날뛰는 미치광이(한국을 지칭)들에게 진짜 전쟁 맛, 불벼락 맛을 보여줄 결의를 밝혔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한국이 지난 3일, 9일, 10일에 무인기를 보내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방종합대학 연설에서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 의식하는 것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서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후 육로를 연결했던 경의선·동해선을 전날 폭파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무인기를 날린 주체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마땅한 대응수단도 없는 상황에서 책임을 남쪽에 떠넘기려는 술책”이라며 “아예 자작극을 벌여 내부단결을 도모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평양 하늘을 휘저으며 삐라(대북전단)을 뿌린 무인기에 대응할 뾰족한 수가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일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진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으로서는 무인기 사태가 재발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자신들의 탐지, 정찰 능력과 대공방어망이 허점을 드러낸 데다, 똑같이 무인기로 한국 영공을 침범하기도 어렵다”면서 “내부적으로도 고민스러운 상황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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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 정부는 무인기 사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16일 미국·일본과 더불어 대북 제재 고삐를 더욱 조이고 나섰다.

또 도라전망대와 고성통일전망대 등 접경지 안보관광을 이날부터 재개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외무성 중대성명을 발표해 무인기 정국을 촉발시켰던 지난 11일 이후 대남 쓰레기 풍선을 날리지 않고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또다시 무인기가 평양 하늘에 날아와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을 뿌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숨고르기’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기존 한·미·일 3각 공조체계에 우방국을 더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을 모니터링하는 새로운 감시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미·일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 이날 출범시킨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은 북한과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제재를 위반하거나 회피하는지 감시하는 메커니즘이다. 각국 외교·정보당국이 개별적으로 북한 내부 행태를 조사하고 정보를 11개국이 공유한 뒤 공동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MSMT는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역할을 대체하고, 한계도 보완할 수 있을 전망이다. MSMT가 내는 보고서는 유엔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와 유사한 내용이지만, 전문가 패널이 매년 두 차례만 보고서를 낼 수 있었던 데 비해 MSMT는 정례 보고서 외에도 특정 이슈에 대해 수시로 보고서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MSMT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학관계에서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유엔 안보리에선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적 태도가 늘 발목을 잡았다.

중국과 러시아가 MSMT에서 배제된 만큼 북한의 제재 위반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공동 목표를 가진 새로운 그룹인 MSMT는 힘이 더 강하다”며 “안보리 전문가 패널은 러시아의 반대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더욱 활발하게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홍균 외교부 제 1차관은 “핵과 미사일 도발,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해킹을 통한 자금 탈취, 해상 불법 환적 등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MSMT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에 대한 참여국들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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