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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혁신당, 호남서 민주당 높은 벽 절감…지역주의 넘을 가능성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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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16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전남 영광군 남천 사거리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장현 영광군수 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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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전남 영광·곡성에서 ‘한달살이’를 하며 호남 교두보 확보에 공을 들였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7일 “영광·곡성 재보궐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저희가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혁신당은 내심 당선을 노린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진보당에까지 밀려 3위로 주저 앉았고,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지역 여당’인 민주당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하지만 혁신당의 이번 재보선 성적표를 두고선 대도시가 아닌 호남의 농촌지역에서 민주당과 경쟁 구도를 만들고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 자체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의견과 ‘비례대표 정당의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혁신당은 이번 호남 재보선에서 얻은 득표율은 각각 35.85%(곡성), 26.56%(영광)이다. 당의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던 혁신당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창당 후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정당으로 수십 배나 조직이 크고 역사도 오랜 정당과 당당하게 겨뤘다. 유권자들께서는 변화와 혁신을 위해 뜨거운 지지를 보내주셨다”는 조국 대표의 자평에서도 ‘더 잘 할 수도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물론 민주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영광·곡성군수 재선거가 혁신당이 도전장을 내면서 ‘혈투’로 바뀐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영광에서 민주당-혁신당-진보당의 3파전 양상이 펼쳐지자 이재명 대표가 직접 영광을 네 차례나 찾을 만큼 민주당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비례대표 중심 신생 정당의 ‘인물난’과 ‘바닥 조직’의 취약함은 혁신당 후보의 당선권 진입을 막는 ‘족쇄’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혁신당이 의미 있는 득표로 호남에서 승부를 펼친 것 자체가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역주의가 강한 곳에서 경쟁이 벌어졌다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그동안 영남 지역에서 ‘경쟁이 필요하고, 일당이 독점해선 안 된다’고 말해왔다”며 “그런 주장을 하는 정당이 지배적인 지역에서 먼저 경쟁이 일어나야 그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3위로 밀린 영광선거는 혁신당의 취약점을 뚜렷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농민회 등 지역에 퍼진 풀뿌리 조직과 잘 조련된 당 활동가들의 바닥민심 공략으로 민주당과 ‘1위 경쟁’을 벌인 진보당에 견줄 때 ‘명망가 정당’으로서 혁신당의 한계가 한층 또렷해지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남긴 재보선이지만, 혁신당에게 ‘호남 교두보 확보’는 여전히 절실한 목표다. 지난 총선 당시 호남지역 정당득표율이 민주당을 앞질렀던 저력에 더해, 내년에 전북 정읍, 전남 목포, 전남 담양 등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6년 6월에는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전북도지사 등을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혁신당 관계자는 “(인재들이) 이번 선거에서 혁신당의 득표율을 보고 실제 당선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해 볼 것”이라며 “혁신당에 인재들이 들어오면 민주당도 호남에서 공천할 때 후보 검증을 제대로 하고, 더 좋은 이를 공천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 역시 이날 입장문에서 “오늘 선거 결과는 조국혁신당의 종착점이 아니다. 지역정치와 지역행정 혁신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다”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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