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사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동맹의 산업기반 강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한미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함께 심각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우리는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정보를 확인한 후 협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러시아가 무기 공급을 위해 북한에 의존하는 것은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 간 안보가 얼마나 상호 연관돼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조 대사는 "북한은 금주 초에 남북을 연결하던 도로를 폭파함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면서 "대부분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지구 양쪽의 두 전구(戰區)에서 의도적으로 위협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과 유럽, 미국의 산업계가 힘을 합쳐 협력을 강화하고 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야만 우리가 직면한 여러 도전에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행보는 최근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6월 군사동맹 수준으로 양국 관계를 끌어올린 북러 조약을 체결한 데 이어,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의혹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을 지원할 병력을 파병했다는 주장도 우크라이나 측에서 연일 쏟아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상군,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북한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와 맞서 싸울 병력 총 1만명가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병력 손실이 커서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다른 국가를 참전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EU정상들과 이 부분을 논의했다면서 "'두 번째 국가'가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아주 긴급한 문제다. 세계대전을 향한 첫 단계"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후 나토를 찾은 자리에서는 "북한 내에서 병사 1만명을 준비시키고 있다는 첩보가 있으나 아직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나 러시아로 이미 이동한 것은 아니다"라고 추가 설명했다. 이어 "(병력 이동에 관한) 정보가 확보되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3000명 규모의 대대급 부대를 편성해 운영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북한의 파병과 관련, 명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일축하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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