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사노조.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 천안교육지원청(이하 천안교육청)이 장거리 출퇴근 공무원들을 위해 마련한 공동숙소가 고연차·지방직 공무원들에게 주로 배정돼 주거 안정이 필요한 저연차 교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충남교사노조에 따르면 천안교육청은 올해 타지역에서 거주하며 천안시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주거비 부담 완화와 생활 안정을 위한 공동 숙소를 마련했다. 40억 원을 들여 전용면적 26.8㎡ 오피스텔 30세대를 매입했다.

지난 6월에는 관리 규정을 제정해 입주자를 선정했다. 2년 미만 근무자와 출퇴근 거리 편도 100㎞ 이상 공무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배정했다. 임신부와 장애인, 천안교육지원청 근무자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생활하는 공동숙소 입주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30세대 중 14세대만 2년 미만 공무원에게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2년~4년 차는 1명, 4년~6년 차 2명 등에 그쳐 30세대 중 13세대는 6년 이상 공무원들에게 배정됐다.

특히 '타지역 공무원이 천안교육지원청 과장으로 근무 시 숙소를 배정한다'는 관리규정(8조 7항)에 따라 25년 이상 경력의 과장 4명이 숙소를 차지했다. 천안교육청 소속 과장은 모두 6명이다.

충남교사노조는 "공동숙소 운영 목적은 초년 연봉이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2년 미만 저 경력 공무원들의 장거리 출퇴근에 따른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미 전용 면적 84~85㎡의 간부 숙소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장을 우선 배정하는 등 공동숙소를 당초 목적과 어긋나게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천안교육청 소재 공무원 5313명 중 교원이 4641명(87.3%), 지방공무원 672명(12.6%)으로 교원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교원에게는 9세대만 배정했다고 배정 비율 산정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관리 규정에는 직종별 입주자 비율을 △교원 30% △지방공무원 50% △순환전보 불가피한 소수직렬 20%로 지정돼 있다.

최재영 충남교사노조 위원장은 "저 경력 공무원을 위한 공동숙소에 저 경력 공무원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특히 천안교육청 근무자에게는 별도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교원과 지방공무원의 배정 비율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특혜와 불합리로 가득한 공동숙소 규정들을 저 경력 교육공무원을 위한 합리적인 방향으로 조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천안교육청 관계자는 "공동숙소는 교원과 장거리 출·퇴근자, 소수 직렬 공무원 등을 모두 포함해 지원하는 사업으로 노조 측과 3~4차례 협의를 했는데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며 "사업이 처음인 만큼 추후 여러 상황을 검토해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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