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갈아타려는 강남권 수요자들로 '문전성시'
전용 84㎡ 분양가 19억…시세차익 8억 기대?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려 쌀쌀하던 18일 오전 10시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래미안갤러리 내부는 전혀 다른 온도였다.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견본주택을 관람하기 위해 찾은 예비 청약자들로 후끈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방문객은 2000여명으로 추산됐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신천동 잠실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다. 최고 35층, 23개동, 2678가구 규모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는 △43㎡ 114가구 △59㎡ 118가구 △74㎡ 35가구 △84㎡ 297가구 △104㎡ 25가구 등 589가구다. 시공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사람들 /사진=김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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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좁다" 아쉬움…그래도 '잠실 신축'
래미안갤러리 1층 대기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사람들은 개관 시간이 다가오자 에스컬레이터 앞에 줄지어 섰다. 중년층이 대다수였다. 평일이라선지 아기를 안고 방문한 신혼부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견본주택이 전시된 4층에 입장하자마자 상담창구로 향한 사람들 탓에 대기 순번이 순식간에 40번을 넘어섰다.
유니트는 전용 84㎡ 중 일반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84D 타입(177가구)만 마련됐다. 현관을 들어서면 왼편에 복도 팬트리(유상옵션)와 침실2·3이 위치했다. 수납공간은 넓지만 방이 좁아 아쉽다는 목소리가 두드러지게 많이 들렸다.
유니트를 관람하던 50대 여성 A씨는 "옆에 팬트리가 공간을 다 잡아먹었다"며 "침실에 붙박이장도 없는데 방이 너무 좁다"고 말했다. 60대 남성 B씨는 "팬트리가 넓은 바람에 전용 84㎡가 59㎡ 같다"며 "59㎡ 청약하려고 했는데 이것보다 좁을 테니 안 되겠다"고 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84D 유니트 주방 및 거실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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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과 주방을 둘러보던 관람객들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관람객이 "주방이 너무 좁다"고 말하자 안내 직원은 "여러 사람이 들어왔는데도 이 정도니 그렇게 좁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아일랜드 식탁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침실1 오른편엔 파우더와 드레스룸이 위치했다. 성동구 센트라스(2016년)에 거주한다는 C씨는 "드레스룸이 저렇게 넓을 필요는 없다. 안방이 좀 넓었으면 좋겠다"라며 "타워형 구조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려다 보니 이렇게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리센츠(2008년)에 산다는 D씨는 "1주택자 추첨 물량이 가장 많은 84D에 청약하려고 하는데 아내와 둘이 살기에도 지금 집보다 좁아 고민된다"며 "리센츠는 구축이라 커뮤니티가 약해 더 늦기 전에 신축으로 이사 가서 쭉 살려고 한다"고 밝혔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온 60대 여성 E씨는 "새집 살고 싶어서 잠실 사는 친구랑 같이 왔다"며 "84D를 보고 왔는데 84A가 훨씬 나은 것 같다"고 전했다.
84D 타입 평면도 /자료=삼성물산 건설부문,HDC현대산업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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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분양한 잠실엘스 27억…잠래아는 19억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래아)는 강남권 분양 단지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입지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8호선 몽촌토성역이다. 잠실역(2·8호선)과 한성백제역(9호선), 잠실나루역(2호선)도 도보권에 위치했다. 단지 출입구에서 각각 9분, 12분, 12분 소요된다.
이날 오전 8시께 몽촌토성역 5번 출구로 내리니 왼편엔 단지가, 오른편엔 길 건너 올림픽공원이 보였다. 거리에는 행인보다 자동차가 훨씬 많았다. 50m 도로인 올림픽로 방향(101~108동)엔 방음벽이 설치돼 잠실초등학교 맞은편(109동)까지 가야 주 출입구로 향할 수 있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왼쪽)와 잠실르엘(오른쪽)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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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래아는 2005년 잠실엘스와 파크리오 분양 이후 약 20년 만에 등장한 브랜드 대단지라는 상징성도 있다. 단지 경계를 따라 둘러보는 데 약 20분이 걸릴 정도로 규모가 컸다. 단지 인근엔 파크리오(6864가구)와 한창 공사 중인 잠실르엘(1865가구)도 보였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잠실르엘은 내년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잠래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3.3㎡(평)당 분양가가 평균 5409만원 수준에 책정됐다. 전용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43㎡ 11억1520만원 △59㎡ 15억2260만원 △74㎡ 17억9600만원 △84㎡ 19억870만원 △104㎡ 22억5180만원 등이다.
시세차익은 5억~8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근에 있는 잠실엘스(2008년) 전용 84㎡가 27억3000만원(8월15일·20층), 같은 평형의 파크리오(2008년)가 24억원(8월18일·8층)에 거래됐다. 연식 차이를 고려하면 시세차익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신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반분양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조합원 매물을 찾는 문의가 많다"며 "원래 9월이던 동호수 추첨이 11월로 미뤄졌는데 조합원들은 로열층 받으면 가격을 올리려고 매물을 보류 중"이라고 귀띔했다.
일단 당첨되고 고민하자는 '선당후곰'보다는 신중한 청약이 필요한 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송파구는 투기과열지구라 중도금 50%까지만 대출할 수 있어 10%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며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돼 전세를 놓을 수 있지만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해 실거주할 경우 스트레스 DSR 등 대출 규제에 따라 상황이 여의찮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좋은 입지에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에 15만명 이상 청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청약 1순위 경쟁률을 새로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거주의무 2년, 계약금 20%라는 점을 유의하고 자금 사정에 맞게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2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2일 1순위 해당 지역(서울 2년 이상 거주), 23일 1순위 기타 지역(서울 2년 미만 및 수도권 거주) 청약을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는 이달 31일이며 입주는 1년여 뒤인 2025년 말 예정이다.
재당첨 제한은 10년, 전매제한은 3년, 거주의무는 2년 적용된다.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3년까지 거주의무 유예가 된다. 종전 통장(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저축)에서 종합저축으로 전환한 사람의 경우 입주자모집공고일(10월11일) 전날까지 완료한 경우에만 청약할 수 있다. 전환개설을 늦게 했다면 순위확인서 발급 및 청약 신청이 불가하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단지 배치도 /자료=삼성물산 건설부문,HDC현대산업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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