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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북한군 내달 1일 전장 투입될 듯 … 김정은, 북러혈맹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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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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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끝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지상군을 파병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와 '혈맹'을 강화하고 나섰다. 제3국 지상군을 파병한 것은 북한이 처음으로 러·우 전쟁을 국제 전쟁으로 만든 무모한 도발이다.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며 경제적·외교적 숨통을 틔웠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포함된 북·러 신조약을 맺고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선의 교착상태가 장기화하며 러시아군 병력 부족이 심화하자 '북한군 파병'이라는 파괴적 카드를 던졌다.

18일 국가정보원은 세계 정보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공식 확인했다. 이날 국정원은 "지난 8월 초 북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수십 명의 북한군 장교와 함께 수차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 인근 북한 'KN-23 미사일' 발사장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의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고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지역에 도착한 북한군 특수부대 1진 1500여 명은 전선 투입을 위한 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이들은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받았으며, 북한인과 유사한 용모의 시베리아 야쿠티야·부라티야 지역 주민의 위조 신분증도 발급받았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에 러시아를 돕기 위해 1차로 파병한 것으로 전해진 11군단은 '폭풍군단'이라는 별칭을 가진 특수작전군 예하 부대다. 국정원은 북한이 향후 폭풍군단 예하 4개 여단 소속 병력 1만여 명을 추가 파병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파병된 북측 병력이 러시아의 점령지역 유지나 추가 점령에 기여해 향후 전세를 유지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군 수천 명이 다음달부터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군사매체 더워존(TWZ)에 "그들은 11월 1일에 준비될 것"이라며 선발대 2600명이 다음달 쿠르스크 전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입장에서는 러시아와의 동맹을 이참에 완전한 혈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며 북측이 참전을 통해 반대급부를 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향후 북·러 군사동맹이 공고화하며 한반도 대치 국면이 '한미동맹' 대 '북·러동맹' 형태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당국자는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과 시점, 국제 공조 등을 다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하나씩 결정해나갈 것"이라며 "현재로선 밝힐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18일 앞선 국정원 발표에 대해 "한국 등 모든 파트너국과 긴밀히 접촉 중"이라며 "북한군의 전쟁 관여 여부에 관해 현재까지 우리의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이지만, 이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EU) 외교안보담당 대변인은 국정원 발표에 대한 논평 요청에 "확인 시 추가 EU 제재 고려 등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 김상준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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